이날 경기에 앞서 둘은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오승환은 "깊은 얘기는 안 했고 시간 되면 같이 밥 먹자는 정도였다"면서 "신수도 KBO 리그에 적응할 게 있으니 앞으로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에 진출, 메이저리그에서만 뛰었다. 그러다 올 시즌 전격 한국행을 선언, 특별 지명권이 있는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러나 역시 승부에 대한 열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오승환은 "신수가 농담 식으로 살살 하라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오히려 추신수가 나한테 강했던 만큼 살살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했던 오승환은 추신수를 상대로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약했다.
다만 이날 둘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오승환은 이날 실전에 첫 등판하지만 추신수는 시범 경기에나 출전할 전망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는 더 훈련하며 그라운드에 적응한 뒤 오는 20일 NC와 첫 시범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충분히 만날 기회가 있다. 오승환은 "추신수와 상대한다면 (내가 마무리 투수인 만큼) 분명히 긴박한 상황일 것"이라면서 "감정이 섞일 필요 없이 팀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워낙 기량이 좋지만 다른 선수와 같다고 생각하고 상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BO 리그 첫 시즌인 추신수에 대한 조언이 필요할까. 오승환은 "국내 리그에 적응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조차 무시할 기량을 갖춘 선수"라면서 "팀에 잘 녹아든 것 같아서 경계를 해야 할 선수고, 모범이 되는 선수라 팀은 물론 한국 야구에도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오승환은 KBO 통산 300세이브에 5개 차로 다가선 데 대해 "개인 성적을 언급하기가 그렇지만 그 기록은 한국에서는 없던 숫자인 만큼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승리고 블론 세이브를 적게 하는 게 좋기 때문에 부담을 떨치기 위해서도 300세이브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세이브를 많이 올려야 하는 이유도 강조했다. 오승환은 "세이브를 많이 하고 싶은 이유는 그만큼 팀이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접전을 펼치면 어린 선수들이 쌓는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기는 경기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블론 세이브를 10개 구단 마무리 중 가장 적게 하고 싶다"면서 "그러려면 팀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