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삭제지원 15만 8700건…1.7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전모니터링·플랫폼 사업자 협업 등 유효
10·20대가 전체 45%…대개 불법촬영 후 유포협박 등 이중피해
P2P는 대폭 줄고 소셜미디어는 4300여 건→6만 5800건 '급증'

지난 2019~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실적. 여가부 제공
여성가족부(여가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지원 건수가 1년 전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지원센터)를 운영한 결과 총 4973명에게 상담‧삭제지원, 수사지원 등 약 17만 건을 지원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68.4% 증가한 수치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전 모니터링, 삭제지원시스템 고도화, 온라인 사업자와의 핫라인 구축 등 지원센터 기능이 강화되면서 삭제지원 건수가 지난 2019년 기준 9만 5083건에서 지난해 15만 8760건으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원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 불법촬영물 등 삭제지원, 상담 등 특화된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2018년 4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설치됐다.

지난해 지원센터에서 지원한 피해자 수는 총 4973명이다. 피해자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이 4047명(81.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해 남성은 926명(18.6%)으로 전년도에(12.2%)에 비해 비율이 다소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대(24.2%)와 20대(21.2%)가 전체의 45.4%인 2256명이었다. 다음으로 30대 6.7%(332명), 40대 2.7%(134명), 50대 이상 1.7%(87명) 순이었다. 나이를 밝히지 않은 피해자는 절반 가까운 43.5%(2164명)로 집계됐다.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접수된 피해 6983건 중 불법촬영이 2239건(32.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포 1586건(22.7%) △유포불안 1050건(15.0%) △유포협박 967건(13.8%) △사진 합성 349건(5%) △사이버 괴롭힘 306건(4.4%) 순으로 나타났다. 스토킹과 성폭력, 데이트 폭력 등의 '기타' 피해도 486건(7%)에 달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는 단일한 유형으로 그치지 않았다. 피해 건수는 피해자들이 경험한 피해를 중복 집계한 것으로, 피해자 1명당 평균 약 '1.4건'의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촬영을 당한 피해자가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가해자로부터 협박을 당하거나 유포 관련 불안을 느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성착취물 등 삭제 지원이 가장 많이 이뤄진 플랫폼은 소셜미디어로 총 6만 5894건(41.5%)이 삭제됐다. 또 △성인사이트 3만 8332건(24.1%) △검색엔진 2만 5383건(16%) △커뮤니티·아카이브 등 기타 플랫폼 2만 3954건(15.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셜미디어는 2년 전 전체 4.6%(4337건)였던 데 비해 1년 만에 비중이 10배 가까이 늘어나 현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 간 (파일) 공유'(P2P)는 2019년 2만 9359건(30.9%)에서 지난해 전체 3.2% 남짓인 5152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가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확대와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 삭제 전용창구를 마련하는 등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개인 간 공유 사이트가 폐쇄돼 유포가 줄어드는 등 플랫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개인 간 공유 삭제지원 건수도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여가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역할. 여가부 제공
여가부는 올해도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촘촘한 피해지원을 위해 지원센터의 기능과 정책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지원센터 인원은 지난해 17명에서 2배 이상인 39명으로 확충한다. 아울러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삭제지원 시스템 기능을 개선해 불법촬영물 등에 대한 신속한 삭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는 삭제지원 요청자 범위도 변호인, 친구 등 피해자의 대리인까지 넓어진다. 이른바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에 대한 안정적 삭제지원이 가능토록 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여가부 정영애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든 불법촬영물 등이 다시 유포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신속한 삭제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원센터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등 피해자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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