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학대 교사·피해 아동 '또' 늘었다

경찰 어린이집 CCTV 영상 분석 거듭할수록…
피의자 '2명→5명→6명'·피해자 '10명→13명→16명'
어린이집 원장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

보육교사가 아이를 강제로 끌고가는 등 학대 모습이 담긴 CCTV영상 캡처. 학부모 제공

'제주 어린이집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대대적으로 분석하는 가운데 영상 확인이 거듭될수록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이 추가로 확인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6명(20대 5명‧30대 1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5일 경찰이 최초 발표한 가해 교사 수는 2명이었는데, 어린이집 CCTV 영상 추가 분석을 통해 5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1명이 추가되며 가해 교사는 모두 6명이 된 것이다.

피해 아동도 최초 확인 당시 10명에서 13명으로 늘었다가 1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에는 원장의 손녀뿐만 아니라 청각‧지체장애 등 장애 아동 3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어린이집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원장 A(60대)씨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원장이 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주의‧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

앞서 지난달 15일 2세에 불과했던 피해 아동이 누가 잡아당긴 듯 양 귀에 피멍이 든 채로 집에 돌아왔고, 다음날(16일)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어린이집 내 CCTV 영상(일수로 2개월 치)을 분석한 결과 교사들이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정황을 확인했다.

어린이집 CCTV 영상 속 교사들은 수시로 원생들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몸통을 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확인한 교사들의 신체적 학대만 100여 건에 달한다.

또 일부 교사의 경우 정서적 학대를 가한 정황도 확인됐다. 원생에게 벽을 보고 있으라고 하거나, 다른 원생을 혼내는 것을 지켜보게 하는 모습 등이 CCTV 영상에 담긴 것이다.

경찰은 1세반~3세반 CCTV 영상 분석을 마쳤으며, 추가로 4세반~6세반 영상도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피해 아동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사 학대로 귀에 피멍이 든 한 아동. 학부모 제공

한편 학대 사실이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로 알려지며 공분이 일자, 어린이집 측은 사과문을 통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대해 큰 충격을 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 평가에서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다. 보육과정 및 상호작용, 보육환경 및 운영관리 등 모든 평가 영역에서 '우수' 등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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