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에도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측간에 장외 기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열음이 커지면서 3자 구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
LH 사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등으로 야권에 훈풍이 불수록 단일화 수싸움은 더욱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협상 기싸움에 비전발표회 연기…TV토론·여론조사 쟁점 이견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합의한 비전발표회는 예정했던 14일에 열리지 못한 뒤 15일로 미뤘다.
TV토론 횟수와 방식,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 등 핵심 쟁점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실무협상도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19일을 나흘 앞둔 15일 오전에 공식 재개된다.
17~18일 이틀간 여론조사가 이뤄진다고 볼 때 TV토론을 못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양 후보가 풀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오늘 아침에 전화로 여러 대화를 나눴다. 확실한 것은 단일화 시한은 분명히 지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뒤 "저와 오 후보 둘이서 여론조사 문항 빼고 모든 걸 사실상 합의했다"며 "이제 좀 빠르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문항까지 일괄 타결을 희망하지만, 오 후보 측은 단계적 타결을 요구하고 있는 게 이견의 표면이다.
오 후보 측은 안 후보가 TV토론 횟수를 줄이려고 시간을 끈다고 주장하고, 안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형태의 설계를 위해 협상에 지지부진하다고 의심한다.
안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대론을 펴며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그는 "단일화는 통합의 첫걸음이고, 단일화 후보 자체가 2번 후보"라며 "선거 후에 윤석열 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국회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을 '무결점 필승 후보'라거나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이끌어 낼 후보', '중도 진영으로 확고한 확장성을 가진 후보'라고 자칭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안 후보를 저격한 발언이다.
오 후보는 오히려 '국민의힘에 실망하여 떠난 분들이 기대를 가지고 돌아오고 있다'며 자신의 확장성을 내세웠다.
야권에 유리한 이슈가 잇따르는 것도 단일화 수싸움이 더 치열해지는 이유로 보인다.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경우, 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것. 여기에 3자 구도에서도 박빙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조사도 공개됐다.
넥스트인터랙티브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3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천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양자대결을 가정하지 않고 서울시장 적합도를 물은 조사에서 박 후보 27.4%, 오 후보 26.1%, 안 후보 24%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3자 구도의 유혹이 커지고, 후보 단일화의 절박감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야권 원로와 보수 단체들이 단일화 촉구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은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루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관계가 없다. 단일화만 해달라는 국민 염원을 전달해드리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도 함께 기자회견에 나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면 양 후보를 초청해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