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사태 '차량용 반도체', 자급의 걸림돌은?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반도체 부족 사태로 북미 지역 공장 3곳의 생산 중단을 연장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부족으로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멈춰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국내 업계에도 악영향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번 기회에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자립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단기적으로는 수입통관 긴급지원과 성능‧인증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의 시장 규모가 작고 리스크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수천가지의 차량용 반도체중 현재 어떤 곳에서 수급 불균형이 생긴건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대책보다는 꼼꼼하고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이유는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협의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관련 대책을 모색하고, 미래차·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동차에는 대략 2000개의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쓰이는 반도체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차선이탈방지 센서나 거리유지 센서 등 운전보조장치에 들어가는 반도체인데, 이들 부품은 상대적으로 고성능의 첨단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반면 스마트폰용 첨단기술을 자동차용으로 전환한 스마트카용 AI칩이나 자율주행칩 등 첨단 반도체의 경우는 5나노미터나 7나노미터 등의 초미세회로 공정이 적용되는 것들이다.

후자는 EUV(극자외선) 생산라인을 갖춘 TSMC, 삼성전자만이 양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일단 자동차용 반도체의 경우 네덜란드 NXP반도체,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언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들이 자체 생산하는 것 외에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 제품에서 차질이 생겨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의 경우 전체 위탁생산품 중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4%에 불과해 수익성 측면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추측일뿐, 어떤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차량용 반도체 자급이 쉽지 않는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연합뉴스
여기다 스마트폰, 노트북, 인공지능용 반도체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굳이 모험에 나설 이유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달리 차량용은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해야하는만큼 제조‧품질관리가 까다롭다.

또 차량의 평균 수명에 따른 내구성을 갖춰야하고 '소량 다품종' 생산이다 보니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신규업체의 진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요건인데다 리스크가 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관련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수급불균형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되고, 1분기에만 67만 2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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