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12일 변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전했다.
다만 "변 장관이 주도한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인 2·4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이와 관련된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한부' 장관이 2·4 주택 공급 정책을 당분간 추진하라는 얘기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 됐다.
◇LH 투기 의혹에 연일 논란…"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국 사의로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기 전 변 장관은 이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청와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상태다.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관으로 취임한 지 석 달도 안된 상태다.
변 장관은 다만 그에 앞서 "LH 사태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해소하도록 최대한 대안을 만들고, LH가 근본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구조조정과 역할 재분담을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강조한 '2·4 대책을 위한 기초 입법 작업' 스케줄은 이번 달 임시국회에 우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뢰 잃은 공공, 추진력 상실한 공급 대책
한 부동산 전문가는 "2·4 대책이 아무리 공공 주도 공급 방식이라 해도 민간의 참여가 상당수 전제돼 있는데, 안 그래도 공공이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장관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라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대규모 택지를 지정하는 데에도 지자체와의 협업 등에서 의사결정을 위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여기에도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4월 재보선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추진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현재 만들어진 뼈대를 토대로 정책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실 '면피성 조사' 논란에 직원 '극단적 선택'까지…여론은 악화일로
LH 전임 사장이기도 한 변 장관의 책임을 물으며 해임을 요구하는 글도 올랐다.
조사단의 이번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LH 직원들의 '의심 거래' 20건 중 11건은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있었던 일이다.
여기에 불 난 데 기름 붓듯 LH 직원들의 기강 문제와 허술한 자체 감시 능력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LH 감사실로부터 확인한 '출장비 부정수급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5월 LH 직원 2898명이 4억 9228만 원의 출장비를 부정 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조치는 징계 아닌 출장비 환수에 그친 것이다.
나아가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법상 비밀누설금지,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해 적발된 건수는 0건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번 LH 투기의혹 사태가 악재에 악재를 낳으면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3기 신도시 조성뿐만 아니라, 도심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2.4대책 자체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