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영웅' 심성영 불꽃 속죄포, KB도 기사회생

11일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KB 가드 심성영. 청주=WKBL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용인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린 11일 충북 청주체육관. 경기 전 KB 안덕수 감독은 가드 심성영(29·165cm)를 격려했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2차전 패배로 위축됐을 심성영에게 어떤 얘기를 해줬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안 감독은 "(실수에 대한 기억을) 떨쳐내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선수의 기를 살려줬다.

심성영은 이틀 전 2차전 연장 승부처에서 자유투 1개를 놓친 데 이어 결정적인 트래블링 반칙으로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다소 애매한 판정이었으나 승부의 고비여서 아쉬움이 남았다. 심성영의 2차전 기록은 2점 4리바운드 2도움. 그러나 실책을 8개나 범하며 4쿼터 12점 차 리드에도 패한 원인이 됐다.

안 감독의 격려가 힘이 됐을까. 심성영은 3차전에서 속죄의 투혼을 펼쳤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내외곽에서 득점했고, 재치 있는 패스로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쿼터 심성영은 도움 3개를 올렸지만 3점슛 1개 등 야투 3개가 모두 빗나갔다. 정규 시즌 MVP이자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cm)가 14점을 올렸음에도 KB는 1쿼터를 22 대 23으로 뒤졌다. 안 감독도 2쿼터 허예은을 대신 내보냈다.

11일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KB 심성영. 청주=WKBL
하지만 심성영은 이후 완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쿼터 중반 투입된 심성영은 3점슛 4개 중 3개를 꽂는 고감도 외곽포를 터뜨렸다. 어려운 장거리 3점포까지 성공시킨 심성영의 9점 대활약에 KB는 1쿼터 열세를 딛고 전반을 42 대 32로 역전한 채 마쳤다.

후반에도 심성영의 활약은 이어졌다. 상대 마크 선수 김보미가 3쿼터 초반 5반칙 퇴장을 당한 가운데 심성영은 과감한 골밑 돌파와 자유투, 쿼터 종료 2분여 전 버저비터성 3점포까지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갔다. 8점을 추가한 심성영의 분전에 KB는 3쿼터까지 61 대 49,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심성영은 4쿼터 1분께도 장쾌한 백보드 3점포를 꽂으며 홈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팀 공격이 막힐 때는 날카로운 돌파로 상대 파울을 이끌어내 자유투를 넣었다. 삼성생명도 이명관(13점)의 잇딴 3점포와 배혜윤(17점)의 골밑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심성영이 종료 2분 7초 전 80 대 70, 10점 차 리드를 지키는 속공 레이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KB는 82 대 75로 이겨 벼랑 끝에서 반격의 1승을 올렸다. 심성영은 이날 양 팀 최다 3점슛 5개, 6도움에 25점을 쏟아부었다. 실책은 1개도 범하지 않았다. 박지수도 양 팀 최다 30점, 16리바운드로 승리를 쌍끌이했다.

2패 끝에 1승을 올린 KB는 5전 3승제 시리즈를 4차전까지 끌고 갔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13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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