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파장…CCTV 점검 확대

제주시, 어린이집 점검 대상 확대하고 CCTV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정부·지자체, 어린이집 아동학대 구조적 문제 개선위한 논의 본격화

제주시 A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이의 배를 때리는 장면. 학무보 제공
제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폐쇄회로(CC)TV를 통한 집중 점검이 확대되고 구조적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간 논의도 본격화된다.

제주시는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번달 점검해야 할 어린이집을 22곳에서 41곳으로 늘렸다고 11일 밝혔다.

아동학대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점검 대상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당초에는 국공립 어린이집만 계획했다가 장애통합어린이집과 장애전문어린이집까지 늘린 것이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민간 공공형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 사회복지법인까지로 확대해 아동학대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다만 전담인력과 실효성 문제로 전수조사보다는 표본조사를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주시 문부자 여성가족과장은 "보건복지부와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데, 전담인력이 4명 뿐이어서 전수조사를 하다 보면 실효성있는 점검이 이뤄질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이어 "일정 숫자의 어린이집을 표본으로 뽑아 집중적으로 점검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복지부 관계자의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A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는 모습. 학부모 제공
이번 점검에선 또 아동학대 여부가 점검 대상인 만큼 CCTV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문 과장은 "원장이나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복무 상태도 점검하지만 안전위해요소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CCTV 위주로 집중 점검을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여성가족과 어린이집지도팀이 4명으로 전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선 여성가족과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문 과장은 "아동학대 여부를 살피는 점검 과정은 전문가 영역이어서 여성가족과 직원이 아니면 별도의 교육이 필요해 동사무소 직원이나 다른 부서의 공무원은 점검에 투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를 근복적으로 막기 위한 구조적 제도 개선 문제도 지자체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임홍철 제주도 여성가족청소년과장은 "보육교사의 처우가 좋지 않은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교사의 수가 적고 인건비도 열악한 상황에서 질 좋은 보육이 이뤄질리는 만무하다"며 "예산과 정부지침이 수반되는 문제여서 정부에 공식 건의하는 등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이어 "보육교사의 업무를 경감해주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해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막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도 어린이집 점검과 평가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 현장 평가 시기를 미리 알려주는데다 각 지자체의 사전 점검에선 아동학대와 관련한 조사 항목 자체가 없고 평가와 사후 관리에 필요한 전담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있는 평가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한국보육진흥원 관계자는 "평가 체계와 내용을 개선하고 사후관리와 불시 점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건복지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평가제도뿐만 아니라 보육교사에 대한 교육과 처우 개선 문제도 현안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BS노컷뉴스 단독보도로 정부평가에서 최고점수인 A등급을 받은 제주시 A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이 드러났다.

제주경찰청은 A어린이집의 보육교사 5명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교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1살~3살에 불과한 원생의 머리와 배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13명에게 100여건의 신체 학대를 하고 벽을 보게 하거나 원생의 식판을 빼앗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제주도내 어린이집은 모두 488곳으로, 제주시 어린이집이 364군데, 서귀포시가 12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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