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남양주, 고양, 부천, 인천 등 3기 신도시로 선정된 지역 가운데 최대 '핫플레이스'로 꼽힌 곳이 바로 광명·시흥 지구다.
애초 광명·시흥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주민 반발로 불발돼 오히려 2015년에는 난개발을 막기 위한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까지 나온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LH 임직원들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집중적으로 토지를 사들였는데, 2019년부터 광명·시흥 지구에는 각종 개발사업이 단기간에 집중됐다.
우선 서울 여의도 4.4배 규모 부지에 공급할 3기 신도시 주택이 7만호에 달해 3기 신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이고, 1·2기 신도시를 합쳐도 6번째로 커 일산 신도시(6만 9천 가구)보다 큰 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철거, 이주가 상당 부분 진행 중인 지하철 7호선 철산역~광명사거리역 일대의 광명뉴타운에도 2만 5천여 가구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다.
비단 신도시, 재개발 사업만이 아니라, 광명·시흥 지구는 서울 서남권 최대 교통 요지로도 급부상하면서 교통 호재 지역에서도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래 광명과 서울 경계선 간의 최단 거리는 겨우 1km로, 여의도·영등포나 가산·구로디지털단지 등 서울 서남부의 사무구역에 출퇴근이 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지하철 1, 7호선은 물론 광명역은 한국고속철도(KTX)가 정차하는 대표 노선 중 하나다.
더 나아가 정부는 3기 신도시 계획을 통해 신도시를 남북 방향으로 관통하는 도시철도를 건설, 광역급행철도(GTX)-B와도 연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도시와 달리 GTX 등 철도 관련 사업 정보는 지자체나 철도, 교통 분야 관련 공무원·공기업 직원들까지도 얼마든지 입수해 투기에 나설 수 있다.
이 외에도 광명 가학동, 시흥 무지내동 일대의 광명시흥테크노밸리 역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지매입을 시작, 이듬해 부지매입을 마쳐 올해 착공하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신도시와 철도, 산업단지 등 개발사업이 2019년을 중심으로 몰리면서 정부가 광명·시흥지구를 '투기의 천국'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당연히 정부의 집중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안지침은 고작해야 LH의 관련 사무실을 통제구역으로 지정하고, 담당자에게 서약서를 받는 수준에 그쳤고, 이를 어긴 경우에도 단순 경고, 주의 조치만 내렸을 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LH와 정부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내부자 투기 우려에 손을 놓은 '직무유기'가 이번 집단 투기 의혹을 부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