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인국공·조국·LH…文정부 '공정' 잔혹사"

부동산·주식 문제에 나오는 '공정'담론
비정규직·난민 등 약자 혜택도 논란돼
'내로남불'이 최대유행어 된 文정부
공정한 경쟁 룰만 만들면 해결될까?
패자가 존재하는 사회 체제 돌아봐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김민하 시사평론가 (뉴스 빙하), 김수민 시사평론가 (뉴스 화산)


◇ 김종대> 뉴스의 본질, 뉴스의 비밀을 파고드는 시간 '뉴스 생노(怒)병사의 비밀' 시작합니다. 뉴스빙하 김민하 시사평론가, 뉴스화산 김수민 시사평론가 어서 오세요.

◆ 김수민> 반갑습니다.

◆ 김민하> 안녕하세요.

◇ 김종대> 오늘은 '문재인 정부 공정론의 비밀'에 대해 김민하 평론가가 준비하셨죠?

◆ 김민하> 또다시 등장한 공정론의 비밀은 '생략된 말에 주목해야 된다' 입니다. LH 직원 투기 의혹을 두고 또 등장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 김종대> 대통령이 직접 언급을 했어요.

◆ 김민하>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하고 오찬간담회를 했는데요. '개발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얘기한 겁니다.

◇ 김종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공정이 등장한 것 어떤 의미로 봐야 합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민하>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한 거 아닙니까? 신뢰는 이제 쉽게 이해가 됩니다. 뭐냐 하면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죠. LH공사가 개발과 공사를 위해 수용되는 토지에 대해서 보상을 해 주는 과정이 있는 건데 그걸 이용해서 자기 사익을 채웠다고 하니까 LH공사가 뭘 하든지 더 믿겠습니까, 이걸? 못 믿는 거죠. 그리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이것도 신뢰의 문제입니다. 정부가 어떤 부동산 정책을 펴든 앞으로 이 공급대책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신뢰의 문제는 이해가 되는데 공정의 문제라고 하면 사실 쉽게 탁 이해가 되지는 않거든요. 어떤 LH 직원들이 투기를 했다는 얘기인데 그럼 투기를 왜 LH 직원들만 하느냐, 모두 다 같이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인지 아니면 어떤 것인지 잘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한마디를 했다는데 여기에 힌트가 있는 것 같아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젊은층이 특히 LH 사태에 대해서 분노하는 이유를 물어보니까 배경 없이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한테 이런 일이 없어도 이미 이 사회는 살기 힘든 곳인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한 룰이 무너진 것이 문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면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 정권에서 얘기하는 공정론이라는 것은 '공정하다라는 건 뒤에 생략된 말이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공정한 경쟁, 더 나아가서는 공정한 돈 벌 기회, 공정한 일자리 이러한 얘기가 되는 거죠. 이걸 종합적으로 볼 때 LH 사건은 공정론에 비춰서 어떻게 봐야 되는 거냐. 첫 번째로 땅은 이 논의에서는 투자의 대상인 겁니다.

◇ 김종대> 투자.

◆ 김민하> 투기든 투자든 어쨌든 땅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 LH에 들어가기만 하면 투자의 대상이자 돈벌 수 있는 대상인 땅에 대해서 특혜를 누리면서 마음대로 투기를 막 하면서 멋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여기 이게 공정론을 뒷받침하는 지금 상황의 해석이다, 이렇게 1차적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렇게 보면 공정의 문제만큼 우리 사회를 특히 문재인 정부를 시끄럽게 한 화두도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떤 논란들이 있었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 김민하> 공정의 문제라고 지금까지 언론이 지적한 건 너무나 많아서 그걸 정리하려면 하루 밤을 새도 모자랍니다. 기억나는 것만 정리를 해 보면 일단 가장 처음에 공정 문제 얘기가 나왔던 게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문제였던 것 같아요. 이게 어떤 식으로 소비가 됐냐 하면 권력이 뭔가 정치적 성과를 위해서 젊은 선수들이 노력을 막 투자를 했는데 이걸 희생양으로 삼는 거다, 이게 논의가 많이 됐거든요.

◇ 김종대> 우리 기회를 북한 선수한테 주냐, 이 얘기죠.

◆ 김민하> 그렇죠. 우리 기회를 북한 선수한테 줘서 우리가 메달을 못 따고, 성적을 못 내게 될 것인데 그렇게 한 이유가 뭐냐 하면 북한하고 뭔가 관계를 개선해서 그걸 정치적 성과로 삼아서 이 정권이 총선이나 이런 데서 표를 많이 받아보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좋은 일은 다 힘 있는 사람들이 가져가면서 그것을 위해서 젊은 선수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이게 당시에 분노하는 사람들과 언론들이 이렇게 많이 얘기한 하나의 스토리였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공정론이 제기가 된 거고요.

가상화폐 규제 문제에서도 공정론이 제기가 된 게 기억이 나는데 이건 가상화폐를 놓고 투자들을 많이 하니까 정부에서는 그걸 우려할 수밖에 없죠. 사실 가상화폐라는 게 어떤 것인지, 어디로 갈지 모르고. 그리고 가상화폐마다 그게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사례들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에 돈이 많이 몰리는 걸 규제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런 우려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당시에 가상화폐거래소라든가 이런 곳에 예를 들면 과세를 한다든지 또는 폐쇄를 시킨다든지 하는 논의들이 진행이 됐는데 여기에 대해서 논란이 제기됐죠.

'기성세대는 이미 부동산 투자로 다 돈을 벌었는데 지금 이시대는 부동산 투자로 돈벌기는 불가능한 시대 아니냐?' 하면서. 왜냐하면 그때는 집값이 지금처럼 이렇게 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까지는 아직. 그러니까 더 이상 부동산 투기는 어려운 시대인데 그래서 젊은 세대가 코인에 좀 투자를 해 보려고 하는데 그걸 왜 막냐, 기성세대가 또 막는 것 아니냐, 돈벌 만큼 벌고 사다리 걷어차기다.

◇ 김종대> 세대 간 불공정을 이야기하는 프레임이네요.

10일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LH 직원 투기 의혹 토지 앞에서 열린 'LH공사 규탄,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전면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 관계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한형 기자

◆ 김민하> 그런데 또 비슷한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윗세대가 이 사회에서 다 중요한 권력들을 다 쥐고 있고 그걸 이용해서 자기들 배만 불리고 그 아래 세대는 돈 못 벌게 한다, 이런 얘기기 때문에 사실은 마찬가지 프레임입니다, 이게. 그리고 부동산이나 주식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끝없이 제기되는 게 또 공정론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해서 규제를 한다든지 또는 주식에 있어서 공매도를 재개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기존의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던 사람들 또는 주식으로 돈 벌 필요가 없을 만큼 돈이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하고 이럴 때 그 사람들만을 위한 제도이고 우리는 돈 벌 기회를 다 차단하는 것이다, 그것이 공정하지 않다 이런 얘기로 포장이 많이 돼서 지금까지 문제가 많이 됐던 것 같아요.

◇ 김종대> 지금까지 많이 말씀하신 건 기회의 공정과 관련돼 있어요. 기존 세대는 기회가 많은데 우리는 없다. 북한 선수한테는 기회를 주면서 우리 건 뺏는다. 이런 주로 기회와 관련된 공정 시비가 많았고. 그런데 또 다른 공정론도 있죠? 약자가 혜택받는 것에 대한 논란.

◆ 김민하> 그렇죠. 이것도 결론적으로는 기회의 공정론으로도 연결되는 지점인데 앞서 말씀드린 사례들이 결국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강자들이 배를 불린다'는 시나리오라 한다면 있다면 지금 말씀드릴 시나리오들은 '약자들에게 우리 걸 왜 나눠줘야 되느냐'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얘기들입니다.

◇ 김종대> 어떤 게 있습니까?

◆ 김민하>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는데 기간제 교사들 정규직화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준다는 이런 착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데 결국 이걸 하게 되면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준비생들은 기회가 박탈된다 이런 얘기예요. 왜냐하면 한 해에 뽑는 교원의 숫자는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걸 기간제 교사들을 정규직화하면서 채우게 되면 당연히 임용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더 교원이 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게 또 공정의 문제로 많이 문제제기가 됐고 또 문제제기가 된 사건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 김종대> 그렇죠, 맞습니다.

◆ 김민하> 거기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논의가 되고 그게 또 제대로 안 되고 그래서 파업을 한다 만다 이런 얘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당시에 공정론의 핵심은 뭐였냐 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 들어가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시험도 봐야 되고 온갖 노력을 다해서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비정규직들은 그런 노력도 안 하고 왜 정규직으로 오느냐. 그들(비정규직)이 불행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절차를 다 건너뛰고 정규직을 시켜줄 수가 있느냐. 이것도 역시 취준생들의 기회를 박탈한다 이런 얘기로 많이 소비가 됐거든요.

◇ 김종대> 똑같은 논리가 서울시에서도 있었죠. 거기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도 똑같았어요.

◆ 김민하> 그렇습니다. 그리고 예를 들면 지하철이라든가 이런 공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다 마찬가지의 내부의 논쟁들이 있었어요. LH도 마찬가지의 시선이 있는 겁니다, 지금. LH도 쉽게 입사하는 회사는 아니겠죠. 그런데 지금 LH 내부 직원들이 블라인드나 이런 데 썼다는 글을 보면 우리가 이렇게 땅투기하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사내 복지 같은 거다.

◇ 김종대> 사내 복지.

지난 9일 경기 광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 김민하> 우리가 여기 정당하게 입사를 했으면 이러한 혜택을 받는 게 사실은 당연한 사회인 듯이 이렇게 블라인드에다 막 썼다는 말이죠. 그런 걸 볼 때 사실은 청년층들이 이거 또 비슷한 '공정'의 얘기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지금까지 얘기한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를 수 있는데 난민 문제도 사실 비슷한 시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난민들이 예멘에서 많이 흘러들어와서 제주도에 묶여 있었던 상황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김종대> 많다고 해봤자 500명밖에 안 됐어요.

◆ 김민하> 그런데 이분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거냐 말 것이냐를 놓고 당시 논란이었죠. 난민 반대시위하고 그랬습니다.

◇ 김종대> 그렇죠. 광화문 같은 데서 그런 시위가 있었죠.

◆ 김민하> 그렇죠. 난민 반대시위를 하는 걸 보면 '우리가 난민을 차별하는 게 아니다, 이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 이런 불안감도 있지만 이 사람들이 실제로 정말로 어떤 예멘에서 어려움을 겪고 넘어온 사람들이냐?' 라면서 자기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가짜 난민이다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냥 돈 벌 기회를 찾아서 온, 사실 예멘에서도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여기 와서 가짜 난민인데 이걸 위해서 우리가 낸 세금을 여기다 써야 되느냐. 우리가 우리를 위해서, 우리 국민을 위해서 쓸 돈도 없는데. 이런 얘기들이 계속되니까 약자를 위한 개혁 이런 것들은 사실상 명분이 없는 얘기처럼 회자가 되는 상황에 이른 거죠.

◇ 김종대> 약자를 위한 개혁이 완전히 명분을 잃었다는 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아마도 그런 개혁을 추진했던 정부 입장에서는 참 예상하지 못했던 역풍이었던 것 같아요.


◆ 김민하> 당황했을 겁니다.

◇ 김종대> 그런데 정치적인 사건들이 오히려 그런 논란을 더 증폭시킨 경향 없습니까?

◆ 김민하> 대표적인 사건 2개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조국 전 장관 사건이죠. 사람들이 볼 때 이게 실체가 어떻든 간에 겉으로는 좋은 명분, 정의 이런 걸 부르짖으면서 뒤에서는 자기 재산과 자기 자식의 미래만 챙긴 그런 사건이다, 이렇게 규정돼 있는 것이고. 이것이 실제로 그러한 사건이라는 게 재판 과정 등에서 일부 확인이 된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게 또 앞서 말씀드린 이런 공정론의 어떤 그런 부분들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사건이 됐고요.

또 하나가 윤미향 의원 관련 사건입니다. 정의기억연대 사건인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해서 후원금을 거둔 다음에 이 후원금을 흥청망청 쓰면서 사익을 채웠다 이런 얘기로 또 소비가 됐거든요. 이건 제가 볼 때는 당시 언론 보도나 문제제기된 내용들 중에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혹이 남아 있는 건 사실인데. 아무튼 이런 식이다 보니까 이 정권에서의 최대 유행어가 내로남불이에요, 이제는. 왜 이렇게 자기들이 할 때는 그것이 정의라고 하고 그것이 좋은 일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뒤에서는 다 이렇게 사익을 채우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한테만 정의의 잣대를 들이대고 자신들에게는 온정적이다 이런 얘기가 돼버려서 더 이상 이제 개혁을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시대인가. 모든 것이 참 암울한 시대가 됐습니다.

◆ 김수민>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 있었던 공정성 논란들이 하나같이 정치적으로 첨예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랄까, 배경에는 이 사건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가 어디인가가 있거든요. 두 세대입니다. 첫 번째가 20대고 두 번째가 50대거든요.

지금까지 정치적인 역사를 간략하게 복기를 해 보면 지난 촛불항쟁이라고 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었던 세대가 20대부터 50대까지가 많았었죠. 그 세대가 어느 정도 대오가 유지가 되면서 민주당 지지로 갔고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하는 그런 계기를 제공했는데 그런데 여기서 20대와 50대가 현 정부 지지층에서 떨어져나간다는 건 정치적으로 또 한 번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왜 50대, 20대인가 했을 때 20대는 아까도 얘기했듯이 기회의 공정 여기에 대한 민감함이 있기 때문에 크게 반응했던 것이고. 50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선악 구도가 약한 것 같아요. 세상에 누구는 선이고 누구는 악이다 이게 아니라 살아 보니까 사람들이 거기서 거기더라라는 깨달음을 갖기 시작하는 세대가 아닌가.

◇ 김종대> 글쎄요. 너무 일반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드는데.

◆ 김수민> 젊은 세대에 비해서는 선악 구도가 약하고, 실제로 투표를 해도 이 당, 저 당을 다 찍어본 경험들이 많은 세대거든요. 그런데 50대를 건드린 건 뭐냐 하면 착한 척하더니 이런 위선이 더 민감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내로남불이라는 사자성어는 아마도 제 생각에는 50대분들이 많이 갖고 있는 생각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종대> 저도 비슷한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지금 LH 사태 때 변창흠 장관의 말이 오히려 더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퇴론이 나오고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두 분 이야기 듣고 싶네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

◆ 김민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처음부터 논란이 많이 있었죠. 굉장히 이상한 발언들을 많이 했는데 일명 구의역 사고 문제에 대해서 발언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진심으로 그 사안을 이해하고 있거나 내면화하고 있거나 이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우리 편이 진보이기 때문에 나도 진보인 사람이다, 이런 것인데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적인 어떤 여러 가지 맥락을 좀 높이 사서 임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장관이 정책 역량만 필요한 게 아니라 위기관리 역량이라는 것도 필요한데 지금 계속해서 위기관리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고 그 근본 원인이라는 게 앞서 말씀드린 해당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거든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지금 공감이 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H 직원들이 거기에 땅을 산 일을 두고 '수용될 땅에 투자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이런 얘기하고 그게 진심이냐고 국회에서 또 물어보니까 '내 경험상에 의하면 그렇다' 이렇게 얘기하고. 국토부 장관으로서 이 사안을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죠. 저는 그래서 지금 당장 이렇게 국토부가 조사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할 일이 있어서 당장 경질하거나 이러기는 쉽지 않다고 보지만 결과적으로 이건 자기 직을 정리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 김종대>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 정리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고. 김수민 평론가는요?

◆ 김수민> 이 사건이 장관 재임 중에 터졌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죠. 본인이 LH에 있을 때 터진 일이다, 알고 있었든 모르고 있었든. 그런 의미에서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것에서 피할 수 있겠는가. 결국에는 정무적으로 판단할 일이겠지만 변창흠 장관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 없으면 모를까.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에서 정무적 판단이 늦어질수록 부담은 매우 커질 거다.

◇ 김종대> 부담은 매우 커진다. 부정적인 평가예요.

◆ 김민하> 그런데 정치가 이런 것에 대해서 빨리 반응하고 뭔가 해결해야 되는 게, 지금 공정론을 얘기했지만 결국 공정한 경쟁을 만들고 공정한 룰을 만들어야 된다고 정치권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결국 핵심입니다.

공정한 경쟁에도 결국은 패자는 있는 거고요. 그 패자들이 오늘 우리 사회에서는 전혀 살아날 가능성도 없고 앞으로 잘 살 가능성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완전히 끝장이 난다. 여기서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왜 내 이익을 다른 사람과 나눠야 되느냐. 그리고 왜 이걸 해먹기만 하고 나한테는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느냐. 이 얘기로 흘러가버리는 거거든요. 정치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변창흠 장관이 지금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정치의 대상이냐.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뉴스 생노(怒)병사의 비밀은 여기까지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김민하> 고맙습니다.

◆ 김수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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