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영상통화의 기적'…떡 먹다 기도 막힌 60대 살렸다

경남소방본부, 영상통화로 응급처치 지도
지난해 303건 영상통화 지도…심정지·기도폐쇄 155건·9명 목숨 살려

119 영상통화 응급처치 지도. 경남소방본부 제공
정월대보름인 지난달 26일 낮 12시 14분. 경남 119종합상황실로 다급한 구급 요청 전화가 접수됐다.


"숨을 쉬지 않아요."

119수보요원은 위급한 상황을 인지하고, 가장 가까움 김해 장유119안전센터에 출동을 요청했다. 그리고 영상 의료지도가 가능한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신고 전화를 연결했다.

당시 상담요원인 정근지 소방교는 신고자에게 영상통화가 가능한지 동의를 구한 뒤 상태를 살폈다.

그는 심폐소생술을 지도하려다가 영상통화에서 60대 여성의 입 안에 이물질을 발견했다.

"뭐 드셨나요?"라는 질문에 "떡을 먹었다"라는 신고자가 말하자, 입 안에 떡이 걸려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곧바로 하임리히 응급 처치를 하도록 지도했다.

"환자의 자세를 편안히 하고 복부를 밀어 올리고, 등치기를 하세요."

이 응급처치로 구급대원이 도착 전까지 환자의 상태 악화를 막았다. 그리고 5분 안에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심폐소생술과 고강도 산소 주입으로 의식과 호흡이 없는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

현재 60대 환자는 영상통화를 통한 초기 응급처치와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회복된 상태다.

도 소방본부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심정지, 기도폐쇄, 절단, 경련발작, 출혈, 중독, 벌쏘임, 뱀물림 등 즉시 응급 대응이 필요한 8개 질환을 대상으로 영상통화 응급처치 지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19 스마트 영상통화로 초등학생 아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지도하는 모습. 경남소방본부 제공
신고자가 119에 신고하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간호사,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전문 상담요원이 영상통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하며 올바른 응급처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지난해에만 303건의 영상통화를 진행해 응급처치를 지도했다. 심정지와 기도폐쇄는 155건으로, 이 중 위급한 상황이었던 9명의 도민을 살릴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 아들이 119 영상통화의 도움을 받아 심정지 상태인 40대 아빠를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살리기도 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기도폐쇄 등 위급 상황 때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 전 영상통화로 초기 대응을 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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