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쿼드 첫 정상회담 12일 개최"…亞 '나토' 공식화

세차례 외교장관회담 이후 첫 정상회담 승격
對中 안보동맹의 이념동맹化...韓 참여 고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집단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오는 12일 첫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쿼드 정상회담에 화상으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화상 회담에 바이든 대통령 외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쿼드가 2004년 쓰나미 이후 태동한 뒤 2007년 공식화됐으며 외교장관 및 실무회담으로 정기적으로 열려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정상회담이 처음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는 코로나 위협과 경제 협력, 기후 위기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7일 쿼드 정상회담 개최 소문을 전하면서 이번 의제가 중국을 겨냥한 '자유롭게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도 이번 정상회담을 전망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2차 쿼드 외교장관 회담. 연합뉴스
이들 보도처럼 중국 부상 견제 목적으로 설계된 쿼드가 바이든 대통령 시기에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쿼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9년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태동했다.

2019년 9월과 2020년 10월 두 차례 쿼드 외교장관회담이 진행돼오면서는 소련의 팽창에 맞서 조직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안보동맹체로 평가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유산 지우기에 노력하면서도 쿼드만큼은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기조다.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달 18일 3차 쿼드 외교장관 회담을 열도록 했으며 그로부터 다시 한 달도 못돼 정상회담으로 확대 발전시킨 것이다.

중국은 쿼드는 실패할 것이라는 여론을 국제사회에 조성하며 반발중이다.

중국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충성도를 시험하려한다며 결국 실패할 동맹이라고 맹비난했다.

실제로 인도의 경우 중국과 국경문제로 불편한 관계이긴 하지만 중국이 인도의 제1교역국인 점 때문에 반중 안보전선의 첨병 역할을 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해마다 견실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호주, 오랜 경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중국이 자국의 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모를 리 없다.

연합뉴스
문제는 우리나라다.

미국은 대중국 안보동맹인 쿼드를 반공산주의를 위한 '이념동맹'으로 포장하며 우리나라에 쿼드 확대기구(쿼드 플러스)에 참여해 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다음주 예정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우리나라 방문 때도 쿼드 참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만큼 중국의 비위를 거슬러가면서까지 실체가 불투명한 미국의 '이념동맹'에 발 벗고 나설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보다 정교하게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황지환 위원(시립대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여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쿼드 플러스 합류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날 미국 언론에 기고문을 실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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