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26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확정 공시했다.
이익배당의 건과 관련, 보통주는 주당 4200원(대주주 4천 원), 우선주 주당 4250원 등 총 1158억 원의 배당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는 2020년 실적이 개선된 점을 고려해 총 배당금을 전년 대비 약 180% 늘린 것이다. 5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최대주주 등에 대한 차등배당도 전년 대비 33% 확대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기존 배당정책보다 상향된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5%의 배당성향을 향후 2~3년간 유지하고, 개선된 현금 흐름에 맞추어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외 배당 상향 정책을 추진해 가기로 했다.
배당금액은 박철완 상무가 요구한 주당 1만 1050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박 상무는 지난 1월 26일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1만 1천 원, 우선주 1만 1100원으로 하자는 주주제안을 했으나, 정관상 오류가 있다는 금호석화의 반박에 따라 우선주 주당 배당금을 1만 1050원으로 수정 제안했다.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된 배당 건은 일단 박철완 상무 측의 안을 제외하고, 회사 측 안건만 의결했다. 법원이 현재 박 상무의 제안이 유효한지를 심리 중이며, 금호석화측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박 상무측이 제안한 배당금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법원에서 심리 중인 배당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금호석화측과 박철완 상무측이 제안한 안건이 동시에 상정됐다. 이사회는 정관변경과 사내·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등과 관련, 사측 안과 박 상무 측의 주주제안을 동시에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측은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지속가능경영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반 마련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주주 가치 중심 이사회 운영을 담보하는 핵심 방안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합리성을 제고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GS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계열회사와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이해상충 감시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 위원회는 독립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비해 박 상무측은 주주제안으로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함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을 무조건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내이사는 사측이 현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인 백종훈 전무를 후보로 추천한 반면, 박 상무 측은 자신을 사내임원으로 추천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추천안 등도 서로 엇갈렸다.
이 같은 안건이 확정된 것은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이 이날 '반격 카드'를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의 표 대결은 26일 예정된 주총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