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땅 투기 의혹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집회를 두고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보이는 누리꾼이 LH 본사 홍보관·토지주택박물관 앞에서 투기 항의집회 중인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층수 높아서 안 들려 개꿀"이라고 썼다. 자신의 사무실이 건물 윗층에 있어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누리꾼은 동료 직원과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화에서 또 다른 직원은 "저희 본부에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를 한다.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이라는 글을 적었다.
지난 4일 블라인드 토픽 게시판에 'LH 진짜 문제점이 뭐냐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진짜 자기들(LH 직원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 LH를 해체시키고 모두 길거리로 내보내야 한다"며 "지금까지 부당이익 모두 조사해 환수하고 해당 피의자들은 파면해 전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글에 LH 직원임을 인증한 한 누리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긴 하지"라는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LH 직원도 "ㅋㅋㅋㅋㅋㅋㅋㅋ"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해당 댓글들은 삭제됐지만,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인증한 한 누리꾼은 삭제되기 전 캡처한 댓글을 다시 올리며 "LH 직원들 댓글 캡처해 놨다. LH랑 일하다 보면 말 바꾸는 거 한두 번 당해본 게 아니라서 꼭 녹취하고 잘 적어놔야 한다"고 썼다.
이에 또다른 LH 직원들은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회사에 일적으로 많이 당했나?", "이번에 땅을 산 사람들은 극히 일부다.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지 말아달라", "내가 뭘 그리 잘못 살았다고 싸잡아 욕을 먹는지. 하위직급이고 LH 다니면서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살아 미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일 JTBC에 따르면 지난해 입사한 LH 대구경북지역본부 토지판매부 직원 정모씨는 "대구 연호지구는 무조건 오를 거라 오빠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준비 중"이라며 "본인과 가족 이름으로 LH 땅을 살 수 없어 명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씨의 말대로 대구 연호지구는 지난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LH 직원들이 땅을 살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도 정씨는 "이걸로 잘리게 돼도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버는 돈보다 많다"면서 투기 의지를 내비친다. 메신저 대화를 나눌 당시 정씨는 입사한 지 6개월 차였다.
한편 9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LH 본사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경찰은 오전 9시 30분부터 수사관 67명을 동원해 LH본사,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3곳과 피의자 13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