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수사인력으로 특별수사단을 꾸린 국수본은 LH 직원들의 내부 미공개 정보 이용 및 투기 의혹 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진행 상황에 따라 수사 대상이 일파만파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남구준 국수본부장 "사명감 갖고 수사 역량 보여줄 것"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8일 취임 후 첫 정례 간담회에서 'LH 공사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 "사명감을 갖고 수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은 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를 한 상태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관계자와 사건 고발인인 시민단체 활빈단 대표 등이다.
앞서 민변과 참여연대는 LH 직원들이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 7천 평가량을 약 100억 원에 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장을 일으켰다.
국수본은 LH 직원 통화 내역 확보·분석과 함께 관련자 소환, 강제수사 착수 등 향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 수사 상황이라 무엇을 했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니 이번 주 속도 있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대상은 전방위적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을 정부서울청사 집무실로 불러 국수본에 설치된 특수단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총리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이 진상 조사를 하고 있지만 차명거래, 미등기 전매 등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보기 위해선 수사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합조단의 조사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첩보 및 제보로 국수본에 흘러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주 중 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이를 즉시 국수본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수사 범위에 대해 지금은 특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수사를 진행하다 확대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한 부패 범죄 범위(4급 이상 공무원, 뇌물액수 3천만 원 이상)에 해당한다면 검찰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밀정보 이용, 투기 여부 등 규명 관건
이번 LH 임직원 투기 의혹 사건은 올해 검경수사권 조정과 국수본 출범 이후 경찰이 맡은 첫 대형 사건이다. 경찰의 '명운'이 걸린 수사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1, 2기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를 했던 검찰에 비해 경찰의 노하우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당시 컨트롤타워는 검찰이 맞지만, 관련 부처와 경찰도 수사에 참여했고 상당수 성과가 경찰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그동안 부동산 특별단속도 계속 해오고 경험이 많다"며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부패방지법·공공주택특별법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수사의 관건은 기밀정보 이용, 투기 여부 등의 규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해서 추궁해야 할 것"이라며 "저쪽은 투자라고 이야기하고 평행성을 달리겠지만, 이를 깨는 것이 수사 능력이다. 투기가 투자로 되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수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