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사망은 심각한 노동 착취로 인한 예고된 과로사"며 "쿠팡이 공식 사과하고 보상·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측은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된 이모(46)씨가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받으면서 고강도 심야 노동인 택배 노동을 해 왔다"라며 "부검 결과 심장 혈관이 부어올랐고 뇌출혈이 발생했다. 전형적인 과로사 관련 증상"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매일 10시간씩 주 5일을 근무했다고 한다.
대책위는 "이씨가 심야 노동에 대한 어려움을 배우자에게 자주 호소했다고 한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을 모두 처리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명, 올해 2명 등 쿠팡에서만 벌써 6명이 지난해부터 과로사로 사망했다"라며 "쿠팡 측의 공식 사과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재발 방지책이 나올 때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쿠팡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 사망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인은 지난 2월 24일 마지막 출근 이후 7일간 휴가 및 휴무로 근무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 또 고인은 지난 12주간 주 평균 4일·4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택배업계 실태조사 결과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며 사망 원인이 과로사라는 대책위 측 지적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