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LH사태' 선제적 대응…연일 '진두지휘', 왜?

3일~5일, 사흘 연속 문대통령 직접 지시로 선제적 대응 나서
과거 정권부터 이어져온 구조적 적폐 가능성 염두
수사력 약화 우려 커지는 가운데 檢개혁 향배에 영향 미칠수도

청와대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초반부터 강력한 지시를 내리면서 정부가 총력대응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가 4월 재보궐 선거에 악재임은 물론 부동산 및 수사권 조정 등 정부 신뢰도와 직결되는 엄중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문 대통령이 직접 상황을 챙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연속 특별지시 내린 文대통령, "정부 정책 신뢰도와 직결, 선제적 대응 나서"


3일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의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일대 부동산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한형 기자
문 대통령은 LH 직원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흘 연속으로 직접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할 수록 메시지 강도는 세지고, 조사 범위는 넓어졌다.

문 대통령은 참여연대 등이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인 3일 국토부와 LH 직원들의 토지거래를 전수조사하고, 총리실이 지휘하라고 첫 지시를 내렸다. 4일에는 '발본색원'이라는 단어를 썼다.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었는지,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한 것이었는지 규명해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한 것.

5일 각계의 땅투기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전 직원 및 가족들의 해당지역 토지거래 여부를 신속히 전수조사하라"며 범위를 확대했다.

현안이 생기면 우선 각 부처에 자발적으로 조치를 맡기면서 상황을 지켜봤던 문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심이 요동치는 부동산에 관한 것인데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었기에 문 대통령도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처음 의혹을 접하고 청와대 내부 직원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휴일인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무관용 조치를 약속한 것도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 과거 정권부터 이어져온 구조적 적폐 규명, 검찰개혁 後 수사력 시험대로…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청와대는 LH 직원들의 과감한 투기가 이번 정권 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구조적 적폐'는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발본색원'을 지시한 것도 과거 정권에서부터 이어져온 악습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LH 사태에 대한 수사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권력기관 개혁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여 청와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것을 계기로 중대 부패사건에 대한 수사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LH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산하의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수사단'에서 키를 잡은 만큼 국수본 수사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직접 관련 사항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진행되는 권력기관 개혁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LH 관련한 엄정 수사를 지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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