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총맞아 숨진 '치알 신' 시신 도굴…사망원인 조작

장례식 다음 날 묘지 입구 봉쇄…군과 경찰 동원
로이터 "시신 꺼내 벤치에 놓고 검시한 뒤 재매장"

19세 소녀 '치알 신' 생전 모습.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숨진 미얀마 소녀의 시신을 도굴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미얀마 군부는 경찰의 실탄 사격을 감추고 사망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이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인들은 전날 오후 3시쯤(현지시간) 만달레이에 있는 한 공동묘지에 들이닥쳐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했다.

치알 신은 지난 3일 쿠데타 반대 시위 때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미얀마 군인들은 치알 신의 장례식 다음 날 공동묘지 입구를 봉쇄한 뒤 시신을 도굴한 셈이다.


로이터 통신은 6일 목격자와 다른 독립 매체 '미지마 뉴스' 등을 인용해 미얀마 당국이 치알 신 묘지에서 관을 들어 올린 뒤 시신을 꺼내 벤치에 놓고 검시한 뒤 다시 매장했다고 보도했다.

시신 도굴에는 승용차 4대와 트럭 4대에 나눠 탄 군인과 경찰 등 최소 30명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목격자는 "치알 신의 머리를 벽돌로 받치기도 했다. 의사로 보이는 이들이 치알 신의 머리를 만지는 듯한 행동을 했고, 시신에서 작은 조각을 꺼내 서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를 대변하는 신문들은 "치알 신이 실탄을 맞았으면 머리가 망가졌을 것"이라며 "경찰의 무기에 의해 부상했을 개연성이 낮다"고 정부를 옹호하는 보도를 냈다.

'에인절'(Angel)로도 알려진 치알 신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기 위해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미얀마 시민들과 국제사회는 치알 신이 사망하기 전 입었던 티셔츠에 새겨진 해당 문구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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