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LH직원 투기 옹호에…거래소 직원 "우리가 주식 사면?"

블라인드 글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냐"에 시끌
한국거래소 직원 "우리가 내부정보로 주식사면?" 일침
논란 커지자 LH "실망 드렸다" 대국민 사과

3일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의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일대 부동산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한형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LH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공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논란의 확산은 지난 3일 블라인드에 '썩어문드러진 LH'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LH직원으로 인증한 A씨는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 하지 말란 법 있나요"라며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걸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광명·시흥은) 개발제한구역이었던 곳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취소돼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되던 곳"이라며 "이걸 내부정보로 샀다고 하다니"라고 의문을 표했다.

C씨는 "요즘 영끌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1만명 넘는 LH직원들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 걸렸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를 접한 타 공기업 직원들은 이걸 옹호하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 집단은 위부터 아래까지 다 썩은 듯", "10년 전에 산거면 인정. 과연 한참 전에 샀을까" "내(LH)주택공사"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보다못한 한국거래소 직원도 "우리가 내부 정보로 주식사는 거랑 뭐가 다르냐"며 일침을 가했다.

앞서 LH 직원들 일부가 투기 목적으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를 매입했다는 폭로가 나와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현재까지 13명의 LH 직원이 광명·시흥 신도시 내 12개 필지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LH는 4일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일부 직원들의 개인적 일탈이었는지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한 것인지 규명해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투기의혹이 불거진 LH 임직원들에 대해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한두푼도 아니고, 10여 명이 100억 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투기 의혹 기사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이런 관행은 이번 기회에 뿌리째 뽑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후 3시 기준 8천여 명 이상이 동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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