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유튜버·BJ 투자 생방송 막아달라" 청원 왜?

최근 일부 BJ들의 암호화폐 생방송 시청자만 12만 명
주식시장보다 시총 규모 작아 실제 영향력 끼치기도

17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이한형 기자
최근 암호화폐 열풍에 편승한 인터넷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생방송을 통해 투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자, 이러한 방송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투자 실시간 스트리밍 노출금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많은 BJ들이 주식을 주제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며 "본인 자본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이 그대로 실시간으로 노출돼 주식시장에 큰 파동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한 유명 BJ가 본인이 투자하는 종목을 그대로 노출하는데 해당 종목이 그의 매수와 함께 하락한다"며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해당 BJ의 실시간 스트리밍 시청자는 약 2만 3천명으로 그의 투자에 따라 많은 자금이동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청원인이 지적한 대로 투자방송을 진행하는 BJ용느의 방송 시청자들은 그가 매수한 주식은 매도하고, 매도한 주식은 매수하는 행태를 보인다. "BJ용느가 매수한 주식 종목의 주가는 떨어진다"는 시청자간 암묵적 공식 때문이다.


문제는 유튜버나 BJ들의 경우 투자로 손해를 보더라도 별풍선 등 후원금을 받아 손해를 메울 수 있는 반면, 순수 투자자들은 방송의 존재조차 모른 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단타 매매 생방송 중인 인터넷개인방송 진행자들. 철구 유튜브 캡처
더 큰 피해는 암호화폐 거래에서 발생한다. 암호화폐의 경우 주식시장과는 달리 마감시간이 따로 없이 24시간 거래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저녁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은 주식거래보다 암호화폐 거래를 실시간 중계한다.

지난달 21일 BJ철구는 12만여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암호화폐 투자 생방송에서 1억원의 종잣돈으로 '단타 매매'를 통해 몇 초만에 100만원 이상의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규모가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던 탓에 철구의 갑작스러운 '단타 매매'는 즉각 시세에 영향을 끼쳤다. 철구는 당시 상승한 시세를 확인하고 몇 초만에 이를 되팔아 수백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이다.

생방송 영상 하단에 '따라하지 말라'는 경고가 무색한 상황이었다. 이후 거래소 업비트는 '거래 질서 교란'을 이유로 철구에게 주문정지 조치를 취했다.

철구는 당시 아프리카TV 생방송 영상을 편집해 콘텐츠로 제작한 뒤 유튜브에도 올렸다. 유튜브 통계사이트 녹스 인플루언서에 따르면, 구독자수 140만명을 보유한 철구의 유튜브 채널 월 수익은 997만원에서 1735만원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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