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고신, 합동총회에 이어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 목사는 '한국교회는 자신을 이단으로 규정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광폭 행보를 예고해 한국교회의 책임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교회의 이름을 앞세워 극우성향의 정치집회를 열고, 각종 신성모독 발언과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전광훈 목사.
하지만 한국교회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예장 고신총회(총회장 박영호 목사)와 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에 이어 통합총회(총회장 신정호 목사)마저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의 입장은 전 목사가 속한 대신복원총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대신복원총회는 예장 백석총회에서 면직당한 전광훈 목사가 만든 교단으로 볼 수 있어서 결국 교단들이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는 전 목사의 활동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꼴이 돼버렸습니다.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지난 3월 2일)]
"니들이 그런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날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알아? 통합 측이나 큰 교단에선 엊그저께 전광훈 이단논쟁은 영구히 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떠들고 난리야 이것들이. 나쁜 놈들이."
전 목사는 "한국의 신학자들이 이미 자신을 점검했다"고 주장하며 광폭 행보를 예고했습니다.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지난 3월 2일)]
"한국의 내로라하는 신학자들이 다 전광훈 점검했고, 심지어 지나지게 하시는 분들은 2천년 교회사에 주경학적으로 전광훈 같이 깊이 들어간 사람 없다고 신학자들이 다 그렇게 말하는데 말이야."
그동안 교계 내부에서도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2월, 이미 한국교회 주요교단들이 참여하는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협의회'는 전광훈 목사를 비신학적이고 반성경적 인물로 규정하고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교류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고신과 합동 등 교단 내 전문성 있는 이단대책위원회들은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고 결론 내려 총회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총회 임원회는 이를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한국교회가 유독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보수성향의 목사들로 구성된 교단 지도자들이 전광훈 목사와 정치적인 지향이 같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예장합동 소강석 총회장은 논란 당시 전 목사의 이단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단 교리를 설파하거나 책을 낸 것은 아니"라며 "과도하게 정치에 함몰됐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소 총회장은 "총회 산하 목회자들과 성도들 중에 전 목사의 활동에 동참한 인사들이 있다"며 "이들도 이단에 동조한 자들이 될 수 있기에 관련 문제는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최근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막말과 망언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전광훈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교회협 여성위는 "전광훈은 잘못된 성인식과 성서해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며 전 목사를 향해 회개와 활동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전광훈은 '마리아도 미혼모고, 예수의 족보에 나온 여성들 모두 창녀다', '전쟁 중 창녀촌 운영은 남성 군인의 성적 해소를 위해 필연적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며 "여성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하나님의 말씀인 양 선포한 것은 그가 가짜 목사인 것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고 말했습니다.
[최소영 목사 / 교회협 여성위원회 위원장]
"사회에서 최소한의 신뢰도 보이지 못할 정도의 망언과 언행을 보여주고 있는데..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멀어진다면 하나님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떳떳하게 서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신앙과 복음을 올곧게 지키려는 교회 공동체라면, 그리고 진정한 보수라면 (전광훈에 대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협 여성위는 또, "한국교회는 책임을 통감하며 전광훈에 대한 이단성 연구 결과를 조속히 공개 발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영상편집 두민아] [영상출처 너알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