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제주도는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는 입장만 표명해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만큼이나 국토부와 제주도의 핑퐁게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2일 공문을 통해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공식 의견'을 제주도에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제2공항 추진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23일 제주도가 여론조사 결과만 제출하고 의견은 따로 보내지 않아 공식 입장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관할 지자체의 의견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빠졌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요청한 의견 제출 기한은 3월 10일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명확한 입장을 담은 제주 제2공항 관련 의견을 낼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통해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는 말만 했을 뿐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2공항 추진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토부가 결정하라는 입장이고 국토부는 제주도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맞서며 핑퐁게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점에 기인한다.
전체 제주도민 조사에선 반대가 앞서고 성산주민 조사에선 찬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찬성 43.8%, 반대 51.1%로 반대가 7.3%P 높았고 한국갤럽의 제주도민 2019명 대상 조사에선 찬성이 44.1%, 반대 47%로 반대가 오차범위이내에서 2.9%P 차이로 우세했다.
반면에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은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성산읍 주민 504명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찬성 64.9%, 반대 31.4%로 조사돼 찬성 의견이 33.5%p나 많았고 엠브레인퍼블릭이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찬성 65.6%, 반대 33%로 찬성이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국토부와 제주도의 핑퐁게임 만큼이나 제2공항 찬반 단체의 여론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3일 성명을 내 "국토부는 제주도정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제2공항 도민 반대여론에 따라 제2공항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는 이날 도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부는 압도적으로 찬성한 성산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제2공항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