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를 당긴 건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다. 이들 단체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의혹을 폭로했다.
◇LH 직원들, 개발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혹…'도덕성'에 큰 타격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일대 10필지 2만3028㎡(약 7천평)를 100억원가량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직원 중 일부는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구입비 10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은행 대출로 추정돼 '차익을 노린 공격적 투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직무와 관련해 접한 신도시 개발 정보와 이에 따른 보상계획을 '부동산 투기'에 적극 활용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LH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 국토부 장관인 변창흠 사장 재임시절 벌어진 일인만큼 그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文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 '팽배'…뼈아픈 후유증
문제는 '악취를 풍기는 곳이 과연 광명·시흥 신도시뿐일까'하는 것이다. 앞서 고양·창릉 3기 신도시를 지정하기 전인 2018년에도 LH 내부 도면이 유출돼 큰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이참에 전수조사 지역과 대상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정당국의 엄정한 수사도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보다 근원적인 대책으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이 솔선수범하면 그 파급효과가 공기관을 포함한 공직사회 전체로 확산할 것이다. 또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복원해 부동산 정책 신뢰를 제고할 수단이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부동산 정책결정과 관계 있는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에 대해서 주식백지신탁제처럼 필수부동산(주거용 1주택 등)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하는 제도이다.
지난 2005년 통과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서 고위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제가 도입되면서 부동산백지신탁제도 논의됐지만 법안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 '부동산 안정화 의지' 가늠할 시금석
이 지사는 지난해 11월 CBS 노컷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부동산정책 결정권을 가지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부동산과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주택 값을 잡겠다'고 하면 믿어지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래서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은 못 갖게 하면서 부동산은 왜 소유를 허락하느냐"면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은 어렵지 않다. 정책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김남국 의원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등도 찬성의견을 내놓고 있다.
진보당도 논평을 통해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나 고위공직자 1가구 1주택 소유를 제도화하여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도 다주택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압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을 돕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서민들의 소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강력한 정책 의지가 절실하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