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미얀마 군부와 '빈손회담'…또 실탄 피해자 나와

아세안, 내정 불간섭 원칙 고수…"모든 정당 폭력중단"
미얀마 경찰, 시위대 향해 실탄 발사…3명 중상
미얀마 군부 제재안 유엔안보리서 중국·러시아 반대할 듯

피격 여성 사진 들고 쿠데타 항의하는 미얀마 시위대. 연합뉴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의 긴장 완화를 위해 나섰다. 하지만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는데 그쳐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사이 미얀마 군부는 연일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해 추가 피해자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날 미얀마 군부의 대표와 화상으로 만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과 시위대를 향한 물리력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세안 회원국은 미얀마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부르나이, 베트남 등이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아세안이 높아지는 긴장을 풀기 위해 미얀마 군부가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세안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회원국은 내정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미얀마 시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외교부는 수치 고문의 석방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아세안은 미얀마의 '모든 정당'이 폭력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물대포. 연합뉴스
미얀마 경찰은 이날도 반군부독재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탄을 발사해 추가 피해자가 발생했다.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건축 현장용 안전모를 쓰고 나무 방패를 든 채 바리케이트 뒤에 숨어 연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섬광수류탄으로 대응했다. 양곤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지만, 북서부 지역의 도시인 칼레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지자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의료진을 인용해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반면 국영방송 MRTV는 군부가 섬광수류탄과 고무탄 등 치명상을 줄 수 없는 수단만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불법 조직의 SNS 선동으로 모인 사람들이 사회불안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양곤에서 12명의 폭동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지난달 28일 시위대에 참가한 최소 18명이 숨졌고,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최소 21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현재까지 1100명 이상이 구금된 상태다.

한편 UN(국제연합) 역시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망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반대할 가능성이 상당한 탓이다. 다만 미국 등 일부 국가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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