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에 거주 중인 한인교포들로 구성된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위원회)는 필라델피아시 당국으로부터 '소녀상 공원 건립 계획'에 대한 원론적 승인(conceptual approval)을 지난달 10일 받았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필라델피아시 중심부인 '퀸빌리지' 지역의 근린공원을 소녀상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제출한 공공예술 설치안(컨셉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원론적 승인 과정을 통과한 것이다.
앞으로 시공계획서 평가와 면허 검사가 남았지만 두 과정 모두 비용 충당이 관건인 행정 절차이므로 모금만 제대로 이뤄지면 착공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당국은 지난 3년간 공원 조성안에 대해 4~5개 관계 당국이 면밀히 검토해온 끝에 이번에 원론적 승인을 내렸다.
특히 소녀상 공원은 미국의 독립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필라델피아 '국립독립기념역사공원'에서 1마일(1.6km)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시 중심부에 터를 잡게 돼 더욱 값진 의미를 더한다.
처음에는 위안부 기림비를 설치하자는 의견에서 시작됐다가 나중에는 소녀상 공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소녀상을 건립하자는 쪽으로 사업 방향이 조정됐다.
다만 각국에서 일본의 반대 로비로 소녀상 설치가 난항을 겪어왔던 만큼 위원회는 최대한 정치색을 배제한 채 필라델피아 시당국에서 공모하는 공공예술 설치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방식의 우회로를 선택했다.
특히 설익은 단계에서 사업계획이 알려질 경우 일본측의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외 홍보를 극도로 자제해왔다고 한다.
조신주 위원장은 그러나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그 동안 이 사업을 위해 2만 8천 달러의 성금을 모금해 준 교포들에게 결과를 알리는 것도 예의인 것 같아서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이 지금 단계까지 발전해 온 것은 오로지 소녀상 공원 건립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춘 필라델피아 교민들만의 독창적인 전략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 하버드대학교 램지어 교수 파문을 통해 드러났듯이 착공 때 까지 일본정부나 일본 정부의 사주를 받은 미국내 '일본 앞잡이들'의 방해공작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는 "이 사업을 4년간 비공개로 진행해왔던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고, 이제와서 알리게 된 것 또한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방해하기에는 이 사업이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좌초될 가능성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제 남은 행정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모금이 필수다.
위원회는 시공과 준공 이후 공원유지보수를 위해서는 36만 달러(4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공원 설립기금이 얼마나 빨리 모금되느냐에 따라 착공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위원회는 올해 연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위원회는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미국과 전 세계의 여성인권 관련 재단과 단체들의 지지와 후원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