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사가 정신분열증?…당국자 "깊은 실망과 우려"

외교차관 지낸 조태용 의원 "갈팡질팡 대일 저자세" 비판에 외교부 반박
당국자 "말을 바꾼 건 일본, 한일관계 어려움은 일본의 불응 탓"
외교부 대변인 "앞으로 한일 외교적 소통은 일본의 몫" 공 넘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대일 굴욕외교로의 180도 변신이라고 비판한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3.1절 기념사와 관련해 우리 정부 정책을 정신분열증이라고 폄훼하는 글이 SNS에 올라와 있는데 수용하지 못할뿐더러 깊은 실망과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관계의 난해함을 체험했을 전직 고위 외교관 출신들이 비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에 더욱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부 외교정책을 충분한 숙고 없이 비난하기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안하는 게 보다 책임 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한국의 대일외교는 비굴해지고 있고, 정부여당은 저자세가 되고 있다.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문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썼다.

조 의원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었고 그 두 달여 전까지는 외교부 1차관을 역임하며 협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과거사 해법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제안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투트랙'(과거사-경제·안보 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일본에 공을 넘겼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현재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황은 과거사와 다른 협력 분야를 연계한 일본의 불응에 기인한다"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책임통감과 사죄·반성 정신에 어긋나는 행보에서 드러나듯 말을 바꾼 건 일본이고, 비난의 초점을 우리 정부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고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3.1절 기념사에서) 어려운 과거사 현안과 관련해서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대화 의지를 밝힌 부분도 주목해달라"며 "전반적으로 우리로선 담담하고 균형감 있게 메시지를 던진 것이고 일본의 분위기상 당장 호응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중요성 및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진심을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대통령께서 재차 전달하신 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간의 정상적인 외교적 소통은 이제 일본의 몫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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