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필지까지"…정부, 친일파 땅 '국가 반환' 착수

법무부, 친일파 후손 땅 '소유권 이전' 소송
서울·경기 11필지에 공시지가 26억원 상당
"친일 재산 환수로 3·1운동 이념·정의 구현"

친일 행위자 이해승. 연합뉴스
정부가 친일파 후손의 토지를 국가로 귀속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친일 행위자 이규원·이기용·홍승목·이해승의 후손을 상대로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와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소송 대상은 이들의 후손이 갖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과 경기 김포·남양주·파주 일대의 토지 11필지다. 약 8만5000㎡에 달하는 면적으로, 토지 가액은 공시지가 기준 26억7500만원 상당이다.

이규원은 일본 정부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고 친일단체 '조선임전보국단'의 발기인 겸 이사를 지냈다. 이기용도 1910년 한일병합조약 체결 이후 22세의 나이에 자작 작위를 받고, 일본 제국의회의 상원인 귀족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홍승목은 조선 말기의 관료로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중추원 찬의를 지냈다. 이해승은 일본 정부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고, 1912년 8월 한국병합기념장을 수여했다. 이들 친일파 4명은 지난 2007년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됐다.


현행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은 친일 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1904년 2월 러·일 전쟁 때부터 광복을 맞은 1945년 8월 15일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국가에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서대문구는 지난 2019년 10월 공원 사업 부지에서 친일 재산으로 의심되는 토지를 발견하고 법무부에 국가 귀속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독립유공자 단체 '광복회'도 지난해 8월 해당 토지를 포함한 친일 재산의 환수를 법무부에 요구했다.

자료 조사와 법리 검토에 착수한 법무부는 의뢰받은 토지 66필지 가운데 11필지의 경우 친일 행위의 대가성과 증거가 명백하다고 보고 국가 귀속 절차에 들어갔다.

법무부. 연합뉴스
법무부는 "먼저 해당 토지의 처분을 방지하고자 법원에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인용 결정을 받았다"며 "이후 지난달 26일 이규원·이기용·홍승목·이해승의 후손들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 등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소송 수행으로 대상 토지의 국가 귀속 절차를 완수해 친일 청산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며 "마지막 1필의 친일 재산까지 환수해 3·1운동의 헌법 이념과 역사적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친일 재산의 국가 귀속 업무는 지난 2006년 7월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담당하다가 활동이 끝난 2010년 7월부터는 법무부가 소송 업무를 승계해 수행하고 있다. 지금껏 국가 승소한 소송은 17건이고, 승소 금액은 약 2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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