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지인들과 모임을 마친 뒤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던 강모(26·여)씨.
오전 0시 10분쯤 부산 금정산터널 기장방향 도로를 지나던 강씨는 좌우로 비틀거리며 달리는 SUV 한 대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차선을 넘나들며 터널 벽을 스치는가 하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20㎞ 속도로 서행하는 등 위험한 모습이 이어지자, 강씨는 10㎞가량 음주 의심 차량을 쫓아가며 경찰에 위치와 운행 방향을 알렸다.
경찰은 강씨 도움으로 추적을 시작해 철마나들목 주변 도로에서 위험운전 차량을 붙잡아 정차시켰다.
확인 결과 해당 차량 운전자 A(50대·남)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음주 운전 사실이 확인됐다.
강씨 아버지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쯤 부산진구에서 2차례 사고를 일으킨 뒤 달아나는 스타렉스를 뒤쫓아가며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스타렉스 운전자 B(40대·남)씨 역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딸 강씨는 "며칠 전 아버지가 음주 뺑소니 차량을 신고해 검거에 도움을 주신 사실을 전해 들었다. 아버지에게 운전을 배워, 평소에도 음주 의심 등 위험차량이 있으면 신고하곤 했다"라며 "당시에도 음주 운전자 의심 차량을 발견하고 쫓아갔다.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쳐다봐서 겁이 나기도 했지만,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해 용기를 냈다"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아버지에 이어 따님도 음주 운전 차량 검거에 큰 도움을 주셨다,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하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경찰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