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이어온 강릉 해송 숲 훼손 위기…"주민들이 지킨다"

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 27일 2차 서명운동

강릉시 송정해변 인근에 펼쳐진 해송 숲. 전영래 기자
강원 강릉시 송정해변 인근 해송 숲 일대에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소나무 숲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강릉시번영회와 강릉시여성단체협의회, 해송 숲 보존회 등 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오후 강릉역 앞에서 해송 숲을 지키기 위한 2차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 단체는 이날 강릉시민을 비롯해 연휴를 맞아 강릉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700년 동안 이어온 해송 숲의 가치를 알리고 이를 지키는 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전국 어디에도 해안가에 강릉과 같은 해송 숲이 없고, 강릉시장을 비롯해 강릉시민들도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키고 싶어한다"며 "생활형 숙박시설 하나로 700년 동안 이어온 해송 숲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자존감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원도가 현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행정심판에서 사업자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현재 최문순 지사가 이 문제와 관련해 면담을 거절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뜻을 모아 다른 방법으로 의사를 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릉시번영회와 강릉시여성단체협의회, 해송 숲 보존회 등 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오후 강릉역 앞에서 송정 해송 숲을 지키기 위한 2차 서명운동을 벌였다. 전영래 기자
홍정현 해송 숲 보존회장은 "만약 이번 사업이 추진돼 송림이 훼손된다면 겉잡을 수 없는 선레가 될 것"이라며 "행정심판이 끝난 상황에서 어렵겠지만 앞으로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해송 숲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릉시민 모두가 해송 숲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을 행정당국에 알려 두 번 다시 이 같은 행정실수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송 숲 보존회는 지난 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 게시판에 '700년 이어온 솔향강릉의 해송 숲을 꼭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지난 17일까지 1만 5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또한 지난 10일 월화거리에서 1차 서명운동을 전개한 이후 현재까지 약 5천명의 시민이 동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강릉시는 생활형 숙박시설 사업자 측이 낸 허가 신청에 대해 송림보호 등 5가지 보완 사항 미흡 등을 사유로 지난 달 15일 반려 처분을 내렸다. 이후 사업자 측에 대체부지를 제안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협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송정동 해송 숲 일대에 개발행위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돼 있다. 전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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