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씻지 않은 배달용기에 인격도 버려진다"

플랫폼 기업, 공유재산 사용하며 이익은 극대화
배달 늘어갈 수록 인간들 간의 감정 교류 줄어들어
음식물 담은 용기는 씻어서 버려야
품격있는 식사, 인간 자존감 높이는 역할
일회용기 아닌 다회용기에 식사하는 문화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홍수열 쓰레기 박사, 공원국 작가

◇ 김종대> 쓰레기난세, 전세난세, 기후난세. 난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풀어보는 난세의 역사 시간입니다. 두 분 오셨습니다. 초원의 파란 같은 자유영혼 역사 인류학자 공원국 작가. 쓰레기 문제 해결에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지구지킴이 홍수열 쓰레기 박사님 두 분 어서 오세요.

◆ 홍수열> 안녕하세요.

◆ 공원국> 안녕하세요.

◇ 김종대> 오늘 주제가 코로나 1년의 변화와 관련된 내용.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변화가 거리두기 영향으로 배달이 늘어난 거였다. 배달 진짜 무섭게 늘어났죠. 이렇게 늘어날 줄 상상도 못했어요.

◆ 홍수열> 통계청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통계를 보면 2017년이 시장 2조 7000억인데요. 2018년에 5조 3000억 원, 19년에 9조 7000억 원. 2020년에 17조 4000억 원입니다.

◇ 김종대> 그러면 한 7배, 8배 정도.

◆ 홍수열> 매년 2배씩 증가해요 이렇게. 기하급수적인 증가하는데.

◇ 김종대> 기하급수적인 증가다.

◆ 홍수열> 2020년 한 해만 7조가 증가한 거죠.

◇ 김종대> 한번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 당연히 그건 원인일 것 같고요. 그러나 그것만 원인일까요? 어떤 기술의 변화도 있지 않을까요?

◆ 홍수열> 1인가구 증가 요인도 작용했지만스마트폰 보급과 배달앱 그 다음에 라이더 등장.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을 하면서 배달원을 둘 수 없는 소규모 음식점들도 배달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다양한 음식점과 다양한 음식들이 배달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배달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배달시장의 선순환으로 계속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요. 그러니까 배달앱이 2011년에 등장했거든요. 그런데 현재 배달음식의 98%가 배달앱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 김종대> 배달앱. 역시 플랫폼이 중요하네요. 알겠습니다. 배달문화가 발달하니까 우선 생활이 편리해졌을 것 같아요. 식재료 준비하고 요리하는 시간 많이 줄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활의 변화, 이런 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공 작가님?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빌딩 문제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공원국> 혼자 사는 분들이나 직접 만들기 힘든 분들이 배달앱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고. 그리고 식재료를 배달 받아서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있고 배달이 분명히 뭔가 선택의 폭을 넓히고 삶의 질을 올리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조금 문제는 모든 현상이 있듯이 우리가 이제 가진 감정도 그렇고 모든 가지고 있는 재료가 한정돼 있다 보니까 플랫폼이 다른 걸 밀어내는 현상이 자꾸 벌어지는 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보면 컴퓨터를 딱 켜면 배달앱들이 쫙쫙쫙 뜨고. 자랑할 수 없는데 역사적 플랫폼이라는 말자체가 플랫, 평평하다. 플레이트 하면 접시 이런 건데. 폼 모양이니까 편대 이런 뜻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여러 명이 번갈아가면서 올라가는 일종의 공유하는 공간을 플랫폼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옛날에 아주 옛날부터 플랫폼들은 대체로 공유하는 경향이 있죠. 포털이라고 하는 부두, 전파 그리고 역참 그리고 관외 숙소 등등 그런데 말이 플랫폼인데 이익은 혼자 가져가고 있어요.

◇ 김종대> 그렇죠, 플랫폼 기업이.

◆ 공원국> 플랫폼 기업이. 그래서 이거 말이 아주 뒤섞여 있다. 이거 다 가져가면서 마치 공유의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다른 걸 밀어내면서 또 그것이 마치 큰 선택을 늘려준 듯한 이런 것들을 짚어야 하지 않을까.

◇ 김종대> 그러니까 공유 가치를 사유화했다, 이 말씀이시거든요? 그런 식이라면 제가 버스정류만 만들면 버스 타려고 정류장 오면서 한 푼씩 내는 거다. 이 얘기 하는 겁니까?

◆ 공원국> 버스정류장에다 자기 차를 세운 거랑 상당히 비슷한 겁니다.

◇ 김종대> 그 비유 똑 떨어집니다.

◆ 공원국> 예를 들면 전파도 우리가 쓰고 있는 CBS 모 전파를 하면서 예를 들면 우리 모 PD님의 이익을 위해서 광고를 해댄다.

◇ 김종대> 그 PD님 저기 밖에 계시네.

◆ 공원국> 모 PD님이 만드는 찐빵을 사세요, 이러면 이게 큰 문제가 되거든요. 문제는 전파가 멀리 가기 때문에 전파의 전파력 때문에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공유하는 건데 그러니까 강력한 인터넷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것들 밀어내면서 마치 그것이 나의 개인의 영역인 듯이 하면서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는 것... 너무한다, 너무 안 하면 좋은데 너무합니다.

◇ 김종대> 너무한다, 그게. 이게 배달앱이 발달하는 것에 대한 슬픈 현실이네요. 그렇게 이익은 플랫폼기업이 집중하게 되면 우리는 좀 노동이. 이건 노동도 생겼구나. 배달도 하고 플랫폼기업에 특수고용될 수 있는 거구나. 이런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한꺼풀 벗겨보니까 노동 조건이 참혹합니다. 이렇게 노동의 추락과 동반하고 있다는 것도 아주 불편한 현실이네요.

◆ 공원국> 약간 비유하자면 사실은 흘러가는 강물의 플랫폼 강바닥이죠. 그런데 지금 중남미의 아보카도 농장들을 개발하느라고 물의 사용권을 주는데 물은 일종의 공익제인 걸 말하는데 이게 노동자가 되는 거죠, 자원이 되는 거죠. 그런데 물을 쓰는 사람들이 물을 다 하나씩 하나씩 쪼개서 가져가니까 강바닥은 말라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런 일이 있습니까?

◆ 공원국> 노동자들은 사실은 모여야 으쌰으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하나하나 쪼개져 있어요. 한 바가지씩 퍼가는 물처럼. 한 바가지씩 퍼가는 물처럼 아보카도 농장에 부어버릴물이 말라버리는 거죠. 하소연도 못하고 자기들이 그야말로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강바닥에 모이지도 못하면서 흩어져 있는 이런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공유지의 비극하고 비슷한 스토리인 것 같아요.

◆ 홍수열> 배달시장에서 플랫폼 문제를 얘기하려는데 라이더들의 문제를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한 20만 명 된다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 이 20만 명 정도가 안정적인 고용시장에서 탈락한 사람들, 불안정한 일자리거든요. 그러니까 한 건을 배달하면 2500원 정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최저임금 중, 1시간의 최저임금을 벌려면 적어도 3건 이상 배달해야 돼요. 그 정도로 급속도로 움직여야 되는데 그런데 산재 처리가 안 되는 거죠. 불안정한 상황에서 노동을 해야 되는 그런 식으로 몰려 있다라고 하는 거죠, 지금.

◇ 김종대> 기술의 변화가 왜 이렇게 밝은 모습이 아니라 어두운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참 당혹스럽습니다. 여기에다가 또 하나 덧붙일 주제가 배달이 늘어나면서 또 늘어나는 건 쓰레기 아닙니까? 홍 박사님, 일회용품 사용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죠?

◆ 홍수열> 일단은 배달앱 때문에 전단지 쓰레기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그거보다는 일회용 배달용기 특히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문제가 훨씬 더 큰데요. 음식 2인용 세트를 주문하면 족발 주문하면 일회용품 15개가 와요.

◇ 김종대> 그렇게 많아요?

◆ 홍수열> 탕수육, 짜장 세트를 시켜도 15개가 옵니다. 김치찌개 2인분을 시켜도 14가 와요. 일회용품이 그냥 파도처럼 몰려오는 거죠.

◇ 김종대> 그러면 사용이 늘어난 건 이해가 가는데 그에 상응해서 분리 배출도 잘해서 자원 재활용을 높이면 될 거 아닌가 이런 이야기도 나올 법한데요.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4일 부산 한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이 분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9.24

◆ 홍수열> 일단은 음식을 담은 용기잖아요. 음식에 오염이 돼요. 그러니까 음식을 담은 용기를 잘 씻어서 버려야 재활용이 잘 되는데 씻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거죠. 그러니까 배달용기를 씻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격을 내다 버리는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저도 약간. 이제부터 정신 좀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배달용기 문제 이 쓰레기 문제는 조금 이따가 우리가 더 다뤄보기로 하고요. 우리 코너에 맞게 난세의 역사 아닙니까? 이 배달의 역사를 좀 짚어보자. 우리나라가 배달의 역사가 꽤 오래된 나라라고 얘기가 들립니다.

◆ 공원국> 홍 박사님이 우리나라 역사를 해 보시고 제가 배달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를 다음에 한번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홍수열> 우리나라 경우에 최초로 기록으로 하게 되는 최초의 배달음식은 조선시대의 냉면이에요.

◇ 김종대> 조선시대의 냉면?

◆ 홍수열> 영조 시기에 황윤석이라는 선비가 과거시험을 본 후에 동료들과 점심으로 냉면을 배달시켜먹었다 이런 기록이 최초이고요. 조선 후기에는 효종갱이라고 하는 해장국을 새벽에 배달시켜먹었다라고 하는데요. 한양 도성 안에서 양반들이 밤새 술판을 벌이죠. 그러면 남한산성 부근의 해장국집에서 밤새도록 해장국을 끓이고 하인들이 새벽에 해장국을 담아서 성문이 열리는 시간에 들어와서 배달을 해 주는 거죠.

◇ 김종대> 항아리에 담아서 성문으로 배달. . .

◆ 홍수열> 새벽에 배달해 주는 거죠. 예나 지금이나 배달라이더들은 계속 고단한 거고요. 그러니까 1920년대, 30년대는 설렁탕 배달이 인기였는데요. 이 시기 설렁탕이라고 하면 소고기 좋은 부위는 일본군의 통조림용으로 가고요. 남은 것들을 서민들이 먹을 탕으로 만든 건데 이게 의외로 맛이 있어서 사람들의 인기가 너무 좋았어요. 양반들도 이런 걸 먹고 싶어 하는데 식당에 가서 상놈들하고 같이 먹기 싫은 거예요.

◇ 김종대> 상놈이라고 하세요.

◆ 홍수열> 그래서 양반들이 설렁탕을 배달시켜서 집으로. 먹기 시작했고 높은 사람들이 먹는구나라고 해서 당시 모던 보이들과 모던 걸들이 설렁탕을 시켜서 배달 시켜서 먹는 게 당시 유행이었다.

◇ 김종대> 배달 메뉴가 요즘하고 비슷합니다. 그랬고요. 또 아까 우리 공 작가님, 재미있는 얘기가 뭡니까?

◆ 공원국> 사실 이제 배달이라는 것이 요즘 배달앱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막 쓰고 대량으로 하지만 옛날에는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지 않았습니까? 길도 안 좋고. 그리고 배달하려면 예전에 요즘 말이 생기기 전까지는 사람이 갔다 와야 되니까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이라는 거죠. 그래서 대체로 배달이라는 건 장거리로 이루어지는데 제가 배달의 역사를 보다 보니까 아주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지금 요즘에 시사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있더라고요. 아마 5세기 정도 될 것 같은데. 북위에 태무제라는 상당히 좀 걸출한 영웅이 있었습니다, 황제죠. 남북조 시대 서로 남북이 싸우는데 남쪽에 있는 사람들 이 말도 없고 하니까 전투가 벌어지면 힘이 들죠. 그러다 보니까 조금 밀리다 보니까 복수를 하러 올라가는데 북위 황제가 남쪽의 황제에게 배달을 시킵니다. 배달을 시킨 게 뭐냐 하면 말 12마리. 말도 없는데 어떻게 멀리 오느냐. 그러니까 내가 너희에게 말을 줄 테니 이 말을 타고 나하고 싸우러 와라. 정중한 최고의 사신이 가는 거죠. 또 하나는 아프면 올 때 약을 드시라. 그러면서 나오면서 이렇게 얘기해요. 약간 각색하면 당신은 평생 남이 주는 배달만 먹었는데 만약에 당신이 집을 나서면 어린애다, 3살짜리 어린애다. 배달을 받고 내 물건이 오는데 당신은 배달만 받아서 나의 상대가 안 된다. 물론 상대가 안 됐죠, 배달만 받던 친구가 어떻게...

◇ 김종대> 배달 하라고 그러니까.


◆ 공원국> 그러니까 배달을 받다 보면 사람이 약해진다는 거죠.

◇ 김종대> 그래요? 그래서 그 전쟁은 볼 것도 없었겠어요.

◆ 공원국> 볼 것도 없었습니다. 맨날 배달만 받다 결국은 말이 뭔 줄 알아야죠. 밖에 나가서 찬바람 불고 배달음식 먹다 결국은 망했습 니다.

◇ 김종대> 망했군요. 하긴 우리 똑같은 동등한 사이에서도 거드름 피면서 너 가서 커피 한 잔 타와 이러면 괜히 사람 작아지고 말이지. 이상해지잖아요.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배달 문화가 발달하는 것이 과연 그러면 인간이 행복해지는 길이냐. 이게 접촉이 줄어든다는 뜻 아닙니까? 그렇죠? 뭔가 이건 내포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 공원국> 사실은 우리가 이제 밥에 대한 예를 음식을 들어서 조금 미안하지만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때리지 마라. 그걸 또 밥에 음식을 갖다주면 두 손으로 받아라, 같이 먹어라. 일어서서 받아라, 밥 먹을 때는 온갖 금기들이 있는데 사실 인간의 문화라는 게 밥을 먹으면서 눈을 보면서 공유하면서 뭐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과거에는 밥에 뭔가 하자가 있다고 요리사를 욕하지는 못했습니다. 요리사 목도 날아가고 하니까 조심조심 먹었고 밥 받을 때는 엄숙하게 받아야 되고 이렇게 됐거든요. 이제 제가 중국에서 본 것이 요즘도 비슷한데 비 오는 날 배달을 시켰대요. 비 오는 날 배달시키는데 밖에 기숙사에 배달앱으로 배달하는 분들은 기숙사 안으로 못 들어가니까 철창 밖에 배달음식을 주면 비가 오는데 늦게 나 와요, 내복을 입고. 황제도 의관을 정제하고 먹는데 말이죠. 내복 입고 나와서 철창 밖에서 주는 음식을 받는데 그것도 한 손으로 당연히. 그리고 배달앱으로 결제하고 이렇게 하는데.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이 철창 안에 있는 사람이 옛날에 남쪽의 황제처럼 누가 사육되고 있냔 말이죠. 밖에서 비 맞는 사람은 그래도 밖의 바람이라도 맞으니까 좋지. 내복으로 나와서 받는 사람은 사실 그 사람이 사육되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조금 과장하면 그렇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철창 안에 있는 사람이 실제로 갇혀 있는 사람. 뭔가 의식이 갇혀 있는 사람일 수도 있는 거다.

◆ 공원국> 그럴 수도 있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의식들이 있기 때문에 밥 먹고 이야기하고 밥 주는 사람한테 인사하고 이러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인사도 안 하고 집 밖에 놓고 가세요, 이러지 않습니까?

공원국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김종대> 그러니까 그런 걸 귀하게 여기는 이런 마음이 사라졌다, 이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일단은 식당에 가서 넓은 홀에서 우리 눈 마주치면서 먹는 문화 아닙니까, 솔직히? 그리고 먹다 보면 부족하면 더 시킬 수도 있는 거고. 이러는 가운데 인간관계가 무럭무럭 발전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게 끊어지면 무슨 맛에 삽니까, 이거?

◆ 공원국> 지능도 떨어집니다.

◇ 김종대> 지능이요? 그건 왜 떨어져요?

◆ 공원국> 사람이 눈을 마주치지 않고 피부 접촉이 떨어지고 사람을 대할 때 온갖 예식들, 감정적인 교류를 나누는 기능이 극히 떨어진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자극과 반응이 없어지니까 결국은 아무래도 뇌활동에 영향을.

◆ 공원국> 닭은요, 심지어 닭은요. 닭이나 양이나 이런 경우에 야생양, 야생닭 음식을 자기가 찾아야 되고 선택해야 되지 않습니까? 여기는 개구리가 있고 여기는 곡물이 있고 개구리가 곡물 사이를 옮겨가면서 먹다가 보다가 고민하는 이 닭하고 주는 모이를 먹는 닭하고는 지능지수 차이가 몇 배가 난답니다. 무시무시한 일입니까.

◇ 김종대> 무시무시하다니. 그럼 사람이 닭같이 된다는 얘기 아닙니가?


◆ 공원국> 그 정도는 아니지만 심지어 그렇게 될 수도 있다.

◇ 김종대> 그렇군요. 그리고 현재의 유목민들이 이렇게 말 타고 다니면서 배달하는 문화가 있다고요?

◆ 공원국> 유목민들은 배달하는데 사실은 산짐승을 배달하죠. 양을 잡는다 그러면 냉장고가 없지 않습니까? 산짐승을 가져와서 거기서 잡고 보관을 못하니까. 얼음 포장용기가 없으니까 배달이 끝나면 모두 둘러앉아서 거기서 다 먹습니다. 진짜 배달문화죠. 아, 이제 고기가 왔다, 우리 다 모여. 다 먹고 더욱더 배달과 인간적인 교류가 동시에 더 강하게 일어나죠.

◇ 김종대> 그러니까 이거는 좋은 배달 같아요.

◆ 공원국> 그렇습니다. 배달이 다 나쁜 게 아니죠.

◇ 김종대> 그러니까 배달도 저렇게 해야 돼요.

◆ 홍수열> 그러니까 배달과 관련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인간과의 교류 이런 인간관계 측면을 공 작가가 짚었는데. 저는 식사의 품격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회용기에 담아서 남이 배달해 주는 음식을 먹는 이것이 우리 인간의 식사문화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제대로 잘 차려먹는다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나폴레옹 시절에 통조림이 발명되었는데 사람들이 통조림을 받아들이는 걸 오랫동안 거부했어요. 식사의 품격을 떨어뜨린다고.

◇ 김종대> 품격을 떨어뜨리니까.

◆ 홍수열> 군대에서 군인들이나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이 통조림이었거든요.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사람들이 바빠지면서 맞벌이가 증가하고. 그러면서 일반 시민들이 먹는 음식으로 통조림이 수용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품격 있는 식사는 인간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그게 문제네요.

◆ 홍수열> 상놈들과 식당에서 얼굴 맞대기 싫었던 양반이 설렁탕을 배달 시켜먹었다면 앞으로는 역으로 돈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식사는 잘 차려진 식당의 룸에서 이루어지고 서민들의 식사가 배달음식이나 도시락이 될 것이다라고 하는 쓸쓸한 모습을 전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이게 어떤 문명의 틀을 바꾸는 이런 또 함의가 있는데. 하긴 저도 영국 왕실에 포크가 전래됐는데 처음에 다 거부했대요. 이런 농기계 닮은 망측한 물건으로 식사를. 품격 떨어진다고. 그렇게 한 40년 걸렸답니다, 정착되는 데. 이렇게 배달이 문화의 품격 이것을 또 바꾼다는 이런 문제들 짚어주셨고. 아까 못다 한 얘기입니다. 일회용기 증가,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 홍수열> 일단은 저는 일회용기에 담아서 먹는 싸구려 식사로 전락한 식사의 품격을 다회용기에 담아서 먹는 시스템으로 회복하자라고 하는 인식을 우리 스스로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종대> 가능할까요?

◆ 홍수열> 그래서 일단은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시켜먹을 수 있는 시스템적인 접근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음식점들이 옛날 중국집처럼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서 배달하고 그 빈그릇을 가져와서 씻고 하는 방식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관점을 바꿔야 되는 것이죠. 음식점에서는 다회용기를 빌려서 음식을 담아서 배달을 해 주고. 그릇을 빌려준 사람이 그릇을 수거해서 세척해서 다시 빌려줘야 됩니다. 다회용기를 빌려주고 수거해서 세척하는 전문 업체가 만들어져야 돼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김종대> 알겠습니다. 다회용기로 일회용기를 대체하자, 가능하다, 이 말씀이시고요. 공 작가님, 인간과 문화의 가지치기. 아까 말씀하셨고. 인간의 온실화 이런 게 배달에서 강요된다 그러셨는데 막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 공원국> 저는 사실, 저도 배달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실은 멀리까지 양 한 마리 배달해서 멀리 양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5모여서 먹는다면 배달 없이 불가능한 것이고요. 그래서 사실 배달을 조리되지 않은 상태로 옮기는 건 참 괜찮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제 문제는 배달이 모든 걸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집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느냐 혹은 집이라는 감독에 갇혀 있느냐. 그리고 또 내가 뭔가를 배달해서 뭔가 다양한 음식을 먹느냐, 아니면 배달용기에 맞는 음식을 먹느냐. 사실은 예술품 같은 것들 깨지기 쉬운 게 있고 뭐가 쉬운 게 있고 용기를 고치든지 이러면 환경문제가 커지는 것이고. 사실은 제품을 어마어마하게 바꿉니다, 배달하기 쉬운 제품으로. 그것이 바로 배달이 잘 되는 제품이 단순하고 뭐하고 말하자면 인간의 심리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들이 되거든요. 네모 반듯하거나 이렇게 되거나, 이렇게 되거나. 그리고 또 배달되는 광고할 때 좋게 빨갛거나 노랗거나 딱 눈에 띠게. 그래서 결국은 어떤 면에서는 다양성 늘어났지만 어떤 면에서는 줄어든다. 항상 뒤집어보면서, 우리는 인간이니까. 또 멋있게 살아야 되니까 이런 걸 고민해야 되지않나 싶습니다.

◇ 김종대> 어떤 문화와 향기, 품격,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이런 것들을 자꾸 우리가 감수성을 자극해야 배달문화에 사라진 일상들, 품격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런 말씀처럼 들려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난세를 고민해 보는 시간 오늘은 늘어나는 배달문화를 가지고 인류의 미래를 고민해 봤습니다. 공원국 작가, 홍수열 쓰레기 박사 두 분 감사합니다.

◆ 홍수열> 감사합니다.

◆ 공원국>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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