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호주 방송인 7뉴스 등 외신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지난달 19일 저녁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 핌파마의 한 술집에서 도둑이 나타나 생일파티를 즐기던 할머니의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도둑은 빠른 걸음으로 도망갔으나 신발도 벗은 채 바로 뒤쫓아온 할머니에게 붙잡혀 몸싸움을 하며 굴욕을 당했다.
할머니는 먼저 도둑의 뒷목덜미 티셔츠를 잡으며 도주를 제지한 후 상대의 목을 조이는 헤드록을 시도하고 이어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도둑은 바닥에 깔린 자신을 덮치는 할머니를 왼손으로 밀쳐내며 도망가려고 했고, 할머니는 이 때 도둑의 오른손에 쥐어진 핸드백을 되찾아 품에 움켜쥐었다.
도둑은 온 힘을 다해 다시 가방을 뺏으려 하면서 두사람 사이의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지지만, 결국 도둑은 역부족인 것을 깨닫고 도망갔다.
할머니는 도둑에게 몸싸움 중 벗겨진 슬리퍼를 던져주는 여유'까지 보인 뒤 가방을 챙겨 당당하게 생일 파티장으로 향했다.
바로 옆에 주차된 하얀색 트럭을 타고 떠난 도둑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매우 허탈한 표정이었다.
할머니는 시멘트 바닥에서 도둑과 구르며 몸싸움을 한 탓에 갈비뼈에 금이 가고 몸 곳곳에 타박상을 입었다.
42살로 밝혀진 도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CCTV 추적으로 바로 붙잡혀 기소됐다.
20초 가량의 몸싸움에서 승리한 할머니는 "도둑이 가방을 가지고 달아날 때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할머니의 여장부같은 행동에 "믿기 힘들다", "영웅이다"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