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신 수석은 이 부장의 교체를 추진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허락을 받았지만,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신 수석과 상의없이 이 부장을 유임시키면서 사의를 결심하게 됐다.
사정을 잘 아는 신 수석의 측근은 "이종근 부장 교체는 신 수석이 대통령에게도 보고를 하고 허락을 받았던 사안이었는데, 박 장관이 막판에 상의없이 유임을 밀어붙였던 것으로 안다"며 "인사는 서로 주고받는 과정인데 대통령과도 상의가 된 안에 대해 민정수석을 건너뛰고 기습적으로 다른 안을 발표하자 회의를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른바 '추미애 라인' 핵심으로, 대검 참모이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과정에 관여했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법무부에서 윤 총장 징계 실무를 주도하고, 윤 총장에게 유리한 보고서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남편이다.
특히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2월 윤 총장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이종근2'라는 인물과 윤 총장에 대해 은밀히 대화하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부장은 채팅방 속 인물이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당시 법무부는 "'이종근2'는 이종근 부장이 아니라 부인인 박은정"이라며 궁색한 해명을 내놔 논란이 일었다.
결국 법무부는 이 부장을 유임시킴과 동시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하는 내용의 인사를 발표했다.
이성윤 중앙지검장 유임은 신 수석이 알고 있었지만 이 부장의 유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 수석은 휴가를 끝내고 복귀한 22일 오전 문 대통령에게 재차 사의를 밝힌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신 수석 본인은 끝내 사의를 접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최종 인사권자이고 상황이 엄중한 만큼 거취를 일임해 정권에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날 오후 "신 수석이 거취를 일임해 상황이 일단락됐다"고 브리핑하면서 신 수석이 유임할 것처럼 비쳐지자, 본인은 곤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