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의 제로 금리 수준 유지 발언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을 줄여주는 듯했지만, 홍콩 정부가 주식 거래 인지세 인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5.11포인트(2.45%) 떨어진 2994.98에 마감했다. 개인이 5603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17억원, 1344억원 순매도했다.
전 업종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보합에 마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2~16위까지 모두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835개 종목이 하락한 반면 상승 종목은 57개에 불과했다. 20개는 보합이었다.
사실 코스피 지수는 오전엔 상승세를 보였다. 파월 미 연준의장이 완화적 통화 정책 지속 의지를 강조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달랜 까닭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이 불완전하다며 고용과 물가 상황을 보면서 당분간 현재의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오후 들어 홍콩과 중국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급 전환했다. 홍콩 거래소에서 주식 거래 인지세를 0.1%에서 0.13%로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중국에서 유동성 회수 정책을 펼 가능성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악화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홍콩 인지세 3bp를 올렸다고 해서 시장이 이렇게 출렁일 게 아닌데, 이같은 정책을 보면서 유동성 공급이란 부분들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시장이 생각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번째는 중국 증시에서 대형주가 급락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급작스럽게 오른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을 움직이는 근본적 동력이 유동성과 경기 회복 강도인데 이것들이 변함이 없다면 상승 추세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면서 "금리가 상승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들은 오히려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과열된 상태인데다 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경기나 이익 전망에 따라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조정 받는 한 두달이 힘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