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일각에서조차 "우리가 졸이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로 촉발한 집단휴진 합의과정 때와 마찬가지로 '독단적 결정'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회원은 회장이 파업한다고 하면 파업하고 걷으라면 걷는 졸이 아니다"라며 "언제까지 회원들은 의협회장 1인의 독단적 판단에 휘둘려야 하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에게 의료법 개정안의 우려되는 점과 그에 반대하는 논거를 함께 제공해 파업 여부를 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치현 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와의 협상으로 수입의 큰 축을 정하는 직군이 동등한 협상력도, 적법한 대항 수단도 갖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가장 투쟁을 크게 외쳤던 의협이 날치기 협의, 젊은 의사 조직 와해, 이제는 면허 박탈로 투쟁의 씨를 말리는 놀라운 광경"이라고 꼬집었다.
이 글에 기동훈 전 회장은 "최대집이 (회장이)되면서 걱정했던 모든 것이 다 이뤄졌네. 능력이 대단하다 해야 하나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집단휴진을 주도했던 전공의들은 최 회장과 정부간 집단휴진 철회 합의에 대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의대생들도 커뮤니티에 최 회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 의대생은 "무능하고 독단적이라고 생각되는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우선은 우리 자신들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이라고 썼고, 또 다른 의대생은 "작년에 졸속 합의로 (뒷)통수 쳐놓고 이제와서 뒷북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최 회장에게 리더십이 남아있나. 남아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다", "배신의 아이콘", "국민의 공감을 얻지도 못한 채 법이 통과되면 총파업 불사하겠다는 헛소리" 등의 의료계 반응도 나왔다.
이에 최 회장은 "이 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면 전국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 총파업을 하게 되면 코로나 진단 및 치료, 백신 접종 등에 상당한 장애가 벌어질 것"이라며 '백신접종 보이콧' 뜻을 내비쳤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의사들의 집단휴진 당시 정부·여당과 독단적으로 합의했다는 이유로 불신임 대상이 됐지만, 탄핵안이 부결되며 오는 4월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