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영 센터장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 김종대> 남양주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오늘까지 총 130명이 확진됐고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라네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들은 밀폐된 환경에 공동 숙소를 두는 곳이 아주 맞습니다. 코로나 시대 더 위기에 빠진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대한성공회 소속 이영 신부 지금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장 맡고 계십니다. 신부님, 어서 오세요.
◆ 이영> 안녕하십니까?
◇ 김종대> 남양주에서 오셨죠? 먼 길 오셨습니다. 오늘 말씀 나누기 전에 국내 이주노동자 숫자가 과연 어느 정도 되는가 전체적인 한번 개요 살펴볼까요?
◆ 이영> 2019년 말에 250만 명이 있었는데요.
◇ 김종대> 많네요.
◆ 이영> 작년 2020년 12월 말에는 200만으로 조금 한 50만 명 정도가 축소됐습니다.
◇ 김종대> 왜 줄었을까요?
◆ 이영> 그게 아마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서 좀 출국하는 이주노동자들도 꽤 많이 계셨고요. 미등록자들이 지금 한 39만 명 정도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39만 명이면 취업한 사람의 한 30% 정도.
◆ 이영> 꽤 높은 편이죠.
◇ 김종대>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 대부분 집단생활을 해서 집단 거주시설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 공장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그 때문에 많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 숙소에 가보셨나요?
◆ 이영> 제가 있는 곳이 외국인 기숙사들과 굉장히 근거리에 있어서요. 한 방에 적어도 한 7~8명이 생활을 했을 거고.
◇ 김종대> 숙소 말씀이죠?
◆ 이영> 기계 가동 문제 때문에 24시간 풀가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1인 2조가 돼서 12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되어지는 거고. 또 예를 들면 식사를 하더라도 이분들이 구내에 있는 식당 내에서 뭐 기숙사 내에 주거시설이 없다 보니까 주방에서 자기네 나라 음식을 만들어서 먹게 되니까 그렇게 되면 밀집되어져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런 상황이 발생되어지는 거죠. 화장실이 변변치 않아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하게 되고.
◇ 김종대> 보통 화장실을 몇 명이나 하나의 화장실을 같이 쓰나요?
◆ 이영> 보통 보면 한 기숙사 내에 많아야 한두 개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세면을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그러더라도 그 시설들이 굉장히 미비하니까 어떤 열악한 경우에는 난방 시설이 안 되어 있다 보니까 온수 자체가 안 나오니까 전기 가열로 해서 물을 데워서 그걸 사용하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대체적으로 도시가스가 제대로 되어져 있지 않다 보니까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게 되고. 또 기숙사 자체가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까 전기 누전이나 합선 또 이런 것이라든가 가스로 인한 화재. 굉장히 위험한 노출들이 되는 거죠. 최근에 포천에서 사망한 캄보디아 여성 같은 경우에도 사실은 전기가 차단이 되어져서 그 추운 겨울에 죽음에 이르게 됐는데. 그만큼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기숙사 환경이라는 것 자체는 사실은 밀집되어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 여러 가지 시설적인 면에 있어서 취약한 거죠.
◇ 김종대> 그러면 기숙사에서 방을 배정하고 할 때 국적이나 성별로 이렇게 잘 조화가 될 수 있도록 이렇게 분류가 됩니까?
◆ 이영> 같은 국가끼리 될 수 있으면 기숙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끼리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나는 이슬람을 믿고 있어서 돼지고기를 못 먹는데 다른 나라 국가 친구들은 그 음식을 같이 한자리에서 먹어야 되는 그런 고충도 있는 거고. 그러니까 이런 종교나 문화적인 어떤 이런 것들이 전혀 배려가 되지 않고 그냥 집단이 생활이 하게끔 하는 경우. 또 이제 마찬가지로 이주노동자 남자와 여자가 한 라인에 같은 기숙사 내에 있다 보니까 전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고. 화장실 같은 경우도 상당히 불편함이 있는 거죠. 공용으로 사용을 해야 되고 샤워를 한다든가 하는 데 있어서도 전혀 사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보장이 되지 않는 거죠.
◇ 김종대> 그런 이야기를 센터에 찾아와서 많이 하소연들 하십니까?
◆ 이영> 기숙사에 대한 부분들은 꾸준히 얘기를 합니다. 또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에는 재래식 화장실에 변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을 도무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 김종대> 재래식 화장실이군요.
◆ 이영> 재래식 화장실에서 그리고 이제 문짝도 다 없는 개방된 화장실이다 보니까 그런 고충을 항변하기도 했었습니다.
◇ 김종대> 그런데 그런 고충이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서 더 어려워진 점도 많을 것 같아요.
◆ 이영> 이주노동자들 같은 경우에 지금 정보도 차단되어져 있고.
◇ 김종대> 정보 차단.
◆ 이영> 자기는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니까. 예를 들면 안산에 있는 친구와 의정부에 있는 친구를 만나서 좀 더 한국 생활에 대한 어떤 정보를 좀 얻고 싶어도 사실은 그런 것들이 차단이 되어지고. 예를 들면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급여를 못 받는 임금 체불이 굉장히 늘었습니다.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영> 그래서 지금 대체적으로 한 3개월 이상 임금 체불이 된 친구들도 많은데. 생활고에도 지금 찌들어 있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데. 지금 그러지 못한 상황이 있어서 좀 안타까움이 있는 거죠.
◇ 김종대> 그런데 그중에서도 합법적인 노동자가 있고 미등록 노동자가 있지 않습니까? 그들의 처지는 어떻게 다릅니까?
◆ 이영> 네팔에서 온 친구였는데 배가 아프다고 해서 센터에 찾아왔어요. 그런데 이제 사업주는 계속해서 일을 하라고 얘기를 하고. 그런데 결국에는 이 친구가 전화가 와서 응급 의료로 해서 병원에 데려다줬는데 맹장이었는데 그 맹장이 터져서.
◇ 김종대> 그럼 굉장히 위급하네요.
◆ 이영> 그러다 보니까 더 확대가 된 거죠. 그러니까 코로나 상황에서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경제적인 여러 가지 이유도 있겠지만 또 사업주 역시도 의료적인 부분에 대해서 좀 무관심했던 부분도 있었고. 그런데 한국 국내인이 보통 맹장이 되면 보통 한 150에서 200 사이 정도 치료비를 내면 되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에는 의료보험 혜택이 없다 보니까 그건 한 400~5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 김종대> 3배 가까이 됩니다.
◆ 이영> 그래서 지금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상황에서 의료적인 부분이 뒤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또 마찬가지로 이제 농어촌이라든가 목축업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제조업과는 달리 좀 먼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에 있습니다. 그 주변에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아프다든가 지금과 같이 코로나에 대한 예방접종이라든가 코로나에 대한 확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의료적인 접근성을 할 수 있을 만한 그런 여지가 되지 못하다 보니까 좀 어려움이 있는 거죠.
◇ 김종대> 재난지원금도 못 받고요.
◆ 이영> 그렇죠.
◇ 김종대> 합법이건 불법이건 간에.
◆ 이영> 그렇죠. 지금 재난지원금 자체도 지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제외돼져 있어서. 제가 이주 노동자들을 만나서 임금 체불과 관련해서 3개월이 지났는데 괜찮냐. 그런데 한국 사람들도 그러니 어쩔 수 없다라고 얘기는 했지만 지금 벌써 3월이 넘어가면 저는 이게 마지노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종대> 마지노선이라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 이영>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 같아요. 소규모 사업장들도 자금 회전이 안 되면 더 이상 버텨내기도 힘들고 또 마찬가지로 코로나에서 0순위로 제일 먼저 실직을 당하는 게 사실은 이주노동자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주노동자들도 더 이상은 버티기가 어렵지 않을까.
◇ 김종대> 버티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본인도 버티기 어렵지만 본국의 가족들까지 문제되지 않겠어요?
◆ 이영> 이주노동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본국에 있는 가족과 연계돼져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통 동남아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형제들이 우리 옛날처럼 4명, 5명 많게는 이렇게. 그래서 자기를 통해서 자기 동생들의 학비 조달5000그리고 이제 부모님들의 병원이라든가 연로하신 분들에 대한 치료비라든가 가족의 생계 그리고 또 결혼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 자식들뿐만 아니라 모든 생존권을 쥐고 있는데. 국내에서 이렇게 일을 못하게 되면 본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본국에 있는 가족의 생계까지 다 붕괴돼버리고마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 김종대> 그러면 위기 의식이 굉장하겠어요. 그런 상담, 하소연 많을 것 같은데요?
◆ 이영> 그렇죠. 저희로서도 지금 얼마 전에도 필리핀 이주 여성 중에 한 분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 번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코로나가 발생이 되어지니까 본국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보지 못하고. 그래서 이 여성분이 그 와중에 정신분열증이 좀 생겼어요. 우울증에다가 잠도 못 자고 음식을 먹으면 다 토해내고. 그러니까 이주노동을 하러 온 한국에서 또 어머니가 돌아가신 본국에도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상황 속에서 한 두 달여 동안 굉장히 고통을 받다가 어떻게 해서 항공권을 구입을 해서 본국으로 돌아갔는데 돌아가는 모습이 좀 애처롭죠.
◇ 김종대> 여러 가지 아픈 사연이 많겠습니다. 이분들 다 근로소득세, 종합소득세 내시는 분들이고. 또 우리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분들인데 우리 정부에서는 이렇게 사각지대에 방치해 놓은 것 말고 아무 대책이 없습니까?
◆ 이영> 어쨌든 한국 사회 내에서 가장 취약계층이라고 한다라고 하면 그래도 이주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국민이라는 것도 제외되어져 있고 그냥 이방인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한국에 와서 정당하게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라는 것이 안타까움이 있는 거죠.
◇ 김종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 이영>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좀 사전에 사전 예방 차원에서 처리를 해야 될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 김종대> 어떤 예방조치가 필요할까요?
◆ 이영> 공장 내에 이주노동자들이랑 함께 일을 할 경우에 작업 시작 전에 예열 체크를 한다든가. 그래서 이것이 사업주들에게 좀 전달될 수 있도록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 전에 그래도 코로나 예방과 관련된 수칙에 대한 내용들을 좀 숙지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마찬가지로 이제 마스크 문제가 있는데. 저도 이주노동자들이 공장에 한 번 내부에 가봤는데 분진 가루 그다음에 화한 냄새 때문에 오래 있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에서도 일 끝나고 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눈이 뻘겋게 출혈되어져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이영> 마찬가지로 지금 여기에 있는 테이블 같은 경우에도 이거 도색 작업 한국 사람이 안 합니다. 한 평 규모 되는 곳에 비닐하우스 치고서,비닐 치고서 외국인 노동자만 거기 들어가서 이 스프레이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주노동자한테도 꼭 스프레이작업 할 때 마스크를 써라. 그런데 더운 날 답답해서 못 한다라고 얘기를 해요. 지금도 사실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3D 업종. 분진, 화학 냄새 그다음에 환기 이런 것들이 전혀 안 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라도 이걸 빨리 해결하지 않는 이상은 이주노동자가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그리고 마스크가 사실은 그 안에서 꼭 필요한 사안인데 내국인, 외국인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기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예방수칙과 관련된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정부가 됐든 사업주가 됐든 철저하게 이걸 계도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 김종대> 그건 고용주하고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다 해결될 수 있는 일 같아 보이는데 그것이 잘 안 됐네요.
◆ 이영> 사회자분이 아직 외국인들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을 안 가보셔서 잘 모르시겠지만 그 안에서의 분진 가루라든가 이런 환기 같은 거라든가 이런 어려움 때문에 사실은 굉장히 숨이 막히고. 더군다나 여기 마스크를 쓰게 되면 더 큰 고통이 있기 때문에 어쨌든 최대한 여러 가지 산재뿐만 아니라 대부분에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마스크 착용은 꼭 필수로 좀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이 방송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 집단감염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고 나면 그 기사 댓글을 보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추방시켜라, 이런 댓글들 많이 올라와요. 우리가 아직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냐. 뭔가 그들에게 정당하게 우리가 공정한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 것이냐 이런 의문이 듭니다.
◆ 이영> 딱 두 마디로 표현드리면 사람인지 기계인지. 우리는 대체적으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 외국 인력 활용으로만 생각합니다. 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젊음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돌아가는 것만을 기대하는 거지 실질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이 국내 들어오면 가족 동반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게 가족인데 가족 동반을 허용하지 않아요, 가장 비인간적인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이주노동자에 있어서 만큼은 저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해외에 나가서 이주노동을 한 경험도 있지 않습니까?
◇ 김종대> 그렇습니다. 우리도 옛날 개발도상국 시절에 그런 설움 다 받고 사는 나라 아닙니까? 여러 가지 가슴 아픈 얘기도 많았습니다만 무너져가는 어떤 삶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대책이 매우 시급하다는 말씀 여러 차례 강조해 주셨습니다. 코로나 시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살펴보는 시간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이영 센터장님 모시고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