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 모드…정부-인도 '전향적' 기류 변화

P플랜…마힌드라 지분 20%↓, 인도중앙은행 긍정적
HAAH 투자, 산업은행 추가대출 '회생' 자금 투입 가능성 열려
다음주중 P플랜 가능 여부 '분수령'…HAAH 실사, 인도 측 답변 예정

쌍용자동차 공장. 연합뉴스
벼랑 끝에 내몰렸던 쌍용자동차의 회생 여부가 조금씩 숨통을 틔울 전망이다.

초점은 P플랜의 성사 여부이다. p플랜(pre-packaged plan)은 법원이 기존 채무를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쌍용차의 사례에서 P플랜은 잠재적 투자자인 HAAH(美)오토모티브홀딩스(이하 HAAH)의 자금투입 계획과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신규대출 여부, 마힌드라(인도, 채무자‧최대주주)의 결단 등이 주요한 결정 요소이다.

19일 업계에선 금융위원회 등 우리 정부 측과 마힌드라-인도은행 등의 기류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되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초 회생의 부정적 시그널은 ARS(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 과정에서 HAAH와 마힌드라(쌍용), 산업은행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켜졌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서울 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ARS 신청을 동시 제출한 바 있다.

이 일정에 따라 오는 28일이 협상 만료 시한이었지만, P플랜 도입을 결정함에 따라 시간을 조금 벌었다. 법원은 당초 28일까지 쌍용차의 회생 개시를 유예키로 했었지만, 쌍용차 측에 보름 정도의 시간을 더 주기로 결정했다.

P플랜에 돌입하면서 쌍용차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25%가량으로 줄이고, HAAH가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을 준비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전량 매각을 원한 반면, HAAH는 마힌드라가 채무를 탕감한 뒤 글로벌 헤지 펀드에 의한 경영권 잠식을 우려해 지분 유지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 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의 땅값이 올라 쌍용차의 자산 규모가 부채보다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그러면서 P플랜의 법원인가에서 산은 등 채권단에 더해 상거래 채권단, 주주(마힌드라) 등의 동의가 필요하게 됐다.

결국 마힌드라가 감자 이후 지분을 크게 축소(20% 이하)하는 방향으로 P플랜 관련 협상이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플랜과 관련 제기된 시나리오는 두 가지이다. 1안은 5~6주 안에 HAAH가 신규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이고, 2안은 쌍용차의 해체와 채무 청산인데 산은은 100% 자금 회수가 가능한 반면, 일반 채권자의 회수 비율은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마힌드라 입장에서도 2안보다 1안이 유리하다.

마힌드라의 지분 비율이 조정되면서 인도 중앙은행 역시 P플랜에 긍정적인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오는 25~26일쯤 인도 측의 승인이 예정돼 있다.

현재 쌍용차와 협상 중인 HAAH의 입장은 삼일회계법인(PWC)이 대리하고 있다. HAAH는 PWC를 통해 쌍용차에 대한 추가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가 마무리된 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쌍용차는 곧바로 P플랜에 돌입한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의 입장도 일부 긍정적인 기류로 변화했다. 지난 18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관련 논의를 나눴다. 이에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쌍용차 법정관리와 관련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며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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