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종 진화는 백인? KBS 인종차별 포스터 논란

KBS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진화할수록 피부색 하얗게
인종차별 논란 불거지자 뒤늦게 "이미지 사용 말아달라"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에 담긴 인류 진화과정. KBS 제공
왜색 논란을 빚었던 KBS가 이번에는 인종차별 포스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저녁 KBS가 공개한 특집 다큐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KBS가 5부작으로 기획한 '호모 미디어쿠스'는 주체적인 미디어 이용을 위해 허위 정보, 디지털 성범죄, SNS 알고리즘, 디지털 페어런팅(Digital Parenting), 가상 현실 등 5개의 핵심 주제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해당 포스터에는 미디어 인류까지의 진화 과정이 단계별로 담겼다. 그런데 단순히 직립 보행 자세로 변한 것을 넘어 피부까지 검은색이었다가 하얗게 변해갔다. 잘못하면 마치 진화가 덜 된 인류일수록 '흑인'에 가깝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을 줄 수 있었다.

이를 접한 박상현 칼럼니스트는 SNS에 "인류가 진화하면서 피부색이 희게 변했나. 다른 나라에서 이런 포스터가 나왔으면 엄청난 비난을 듣고 사과했을 수준인데 한국에서는 공영방송사에서 만든 인종차별적 이미지가 버젓이 돌아다닌다"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해당 포스터가 공개되기까지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KBS 내부 인식에 쓴 소리를 건넸다.

왼쪽부터 KBS 특집 다큐 '호모 미디어쿠스' 수정 전 포스터와 수정 후 포스터. KBS 제공
박 칼럼니스트는 "디자이너가 별 생각 없이 만들었더라도 최소한 몇 명은 확인, 승인하는 단계를 거쳤을 것 같은데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피부색에 대한 인종차별적 사고방식에 익숙하다는 이야기"라며 "흰 피부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높은 아시아적 사고방식도 차별적 태도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청자들 역시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하는 공영방송이 이 같은 인종차별적 포스터를 경각심 없이 배포한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인지한 KBS는 19일 뒤늦게 관련 포스터 제작 및 배포 경위 없이 "어제 보내드린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이미지는 수정작업이 필요해 다시 제작할 예정"이라며 "이후 메일로 재발송할 예정이니 어제 받은 이미지는 사용하지 말아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KBS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해당 보도자료가 현재까지는 제작진에서 보낸 입장이다. 관련해서 이미지 사용 경위 등 추가 입장이 나오면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KBS는 다시 한 번 입장을 내고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관련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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