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선수 검색란에 한동민을 치면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는 글이 뜬다. 대신 한유섬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면 그동안 한동민으로 알려진 익숙한 얼굴이 나온다.
SK 관계자는 18일 "한동민이 지난해 11월 개명한 뒤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면서 "최근 KBO에도 한유섬이라는 새 이름으로 등록 절차를 끝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는 한동민이 아닌 한유섬이 뛰는 것이다.
이미 본인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개명 사실을 알렸다. 유섬(萸暹)은 나무 위에 해가 떠 있다는 뜻이다.
개명 이유는 액운을 떨치기 위해서다. 한유섬은 지난해 두 번이나 큰 부상을 당해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5월에는 오른 정강이뼈 미세 골절로 50일 이상 이탈했고, 9월에는 수비 중 왼 엄지 인대 파열로 시즌을 접었다.
겨우 62경기를 뛰면서 타율 2할4푼9리 15홈런 31타점에 머물렀다. 2018년 41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SK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끈 '한동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KBO 리그에서는 개명한 선수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손아섭(롯데)이다. 손아섭은 2009년 손광민에서 개명한 뒤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 영향 때문인지 SK 오태곤(전 오승택), 두산 최원준(전 최동현), kt 배정대(전 배병옥) 등도 개명 뒤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2018년 KS 최우수 선수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치른 뒤 2시즌 아쉬움을 남겼던 '한동민'. 과연 한유섬으로 새롭게 태어난 SK 거포가 예전 위용을 되찾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