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기·첫경험…여성들의 솔직·질펀한 수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vs ''마이 퍼스트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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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말하는 자신의 성기와 첫경험….

대놓고 말하기 민망해 숨기려 했던 도발적인 발언들이 무대 위에서 마구 쏟아지고 있다. 관객들 또한 거북해하지 않고 유쾌하게 배우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공연을 즐긴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연출 이지나)와 ''마이 퍼스트 타임''(연출 김동연)이 여성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공연 중이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성의 성기를 둘러싼 독백과 세 여자의 솔직한 경험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외국 여류 작가 이브 엔슬러의 작품을 각색해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초연됐다.

그동안 서주희,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맡아 1인극 형식의 농도 짙은 독백을 선보여 꾸준히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올해는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 세 주연 배우가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초연 때처럼 돌아갔다.


버자이너(Vagina)는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다. 우리의 신체는 각각 붙여진 고유 명칭이 있는데, 유독 그 부분만 고유 명칭 대신 여러가지 속어로 불리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극은 시작된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최정원과 전수경, 이경미는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호흡하며 걸쭉한 입담을 펼쳐간다. 내공과 연륜이 묻어나는 이들의 연기는 원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각자의 경험담까지 섞어가며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

세 배우는 성기에 얽힌 여러가지 사연을 소개하고, 오르가슴의 경험과 느낌, 성교시 신음소리를 연기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출산 경로가 되기도 하는 여성의 성기가 오묘하고 우주같은 신성한 존재임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최정원, 결혼 9년 만에 시험관 아기로 딸 쌍둥이를 얻은 전수경, 스물세살에 출산 후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이경미, 이들 세 배우가 풀어놓는 여성으로서의 실제 삶은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공연은 28일까지 대학로 SM스타홀에서 계속된다.

''마이 퍼스트 타임''은 제목처럼 첫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네 남녀 배우가 관객들의 사연을 받아 즉석에서 읽어나가는 형식이다.

극은 첫경험에 대한 관객들의 짧은 설문조사로 시작된다. 그날그날 조사 결과와 사연에 따라 공연 때마다 내용이 달라지는, 관객들이 만들어가는 리얼리티 성향이 짙다.

원작 감독인 켄 다벤포트가 지난 98년 미국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해 10년 동안 모아진 첫경험 사연들과 공연 시작 전 설문으로 수집된 정보가 극본이 되는 셈. 원작자의 실제 첫 경험담을 비롯한 4만가지 이상의 사연들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라 새롭게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탤런트 최정윤과 강성민 등 반가운 얼굴이 출연한다는 것도 볼거리. 젊은 배우들의 톡톡 튀는 발랄한 감성 또한 극을 더욱 경쾌하게 만든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시시콜콜한 얘기들이 속사포처럼 빠른 대사로 전달되어 관객들은 공연 내내 폭소를 짓는다.

''마이 퍼스트 타임''은 새로운 연극으로 언론에 주목을 받으며 2007년과 2008년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월3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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