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분위 배율'은 4.72로 2019년 4분기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작을수록 소득분배가 양호하다는 뜻이다.
이로써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악화했다.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2분기 때만 소득 분배 개선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던 3분기에 5분위 배율은 4.88로 2019년 3분기 4.66보다 0.22포인트나 상승했었다.
지난해 네 분기 중 유일하게 5분위 배율이 개선됐던 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나타났던 2분기였다.
2분기 5분위 배율은 4.23으로 2019년 2분기 대비 0.35포인트나 하락해 뚜렷한 소득 분배 개선을 이끌었다.
결국, 소상공인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계층을 가려 '선별 지급'된 2차 재난지원금이 1차 재난지원금과는 달리 소득 분배 개선에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정동명 사회통계국장은 "전 국민 대상으로 규모가 컸던 1차 재난지원금의 소득 분배 개선 정책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상 첫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세 분기 연속 동반 감소
또, 2차 재난지원금이 3분기와 4분기로 나뉘어 지급된 점도 분기별 5분위 배율 개선 효과를 낮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340만 1천 원과 99만 4천 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0.5%와 5.1% 감소했다.
전년 동분기 대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동반 감소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사상 처음이다.
특히, 사업소득 감소율 5.1%는 역대 최대 폭 감소 기록이다.
근로·사업소득 감소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지속으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하고 자영업 부진이 심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임시·일용직이 많은 1분위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 감소율이 13.2%였는데 이는 2018년 4분기 -36.8%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근로·사업소득 감소에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전체 소득은 516만 1천 원으로 2019년 4분기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근로·사업소득은 감소했지만, 2차 재난지원금 등 정부 정책 노력에 의한 공적이전 소득 증가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는 1분위 소득이 지난해 3분기 -1.1%에서 4분기 1.7%로 증가 전환된 점도 의미 있게 평가됐다.
또, 4분기 5분위 배율이 2019년 4분기보다 나빠지긴 했지만 악화 정도가 3분기 0.22포인트에서 4분기 0.08포인트로 완화한 것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