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수석이 청와대를 떠날 경우 향후 민정라인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권 말 권력누수를 일으킬 수 있는 이번 악재를 수습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직 유지할 생각이었으면 여러번 사의표명 안했다" 신현수 사의 결심 굳은 듯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신 수석은 이미 사의 결심을 굳힌 상태로, 청와대에 남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 수석은 지난 검사장급 인사 과정에서 민정수석과의 통상적인 협의 절차가 생략된데 대해 본질적인 회의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일 법무부의 인사발표 다음날부터 최근까지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이 만약 직을 유지할 생각이었다면, 여러번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사의를 거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무산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던 민정수석실의 구원투수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그의 사의 표명은 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신 수석에게 민정수석 자리를 맡아달라며 직접 요청했을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2월부터 1년 반 가량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었다.
상호 신뢰가 두터웠던 만큼 문 대통령이 사표를 곧바로 반려했고, 신 수석도 일단은 통상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의를 완전히 접고 청와대에 계속 남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주변 측근들의 전언이다.
◇신 수석 떠나면 정권에 타격 불가피… 靑 수습책 마련 고심
당초 신 수석이 검찰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면서 검찰 내부의 개혁 동력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황에서, 불과 한 달 반 만에 그만둔다면 현 정권과 검찰은 다시 냉각기에 들어갈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서초동 이슈'에 거리를 두면서 경제회복, 한국판 뉴딜 등 정책 이슈에 집중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검찰과 정권의 대립 구도가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의 프레임이 박범계 장관 체제에서도 계속 이어져 임기 후반 문재인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커지는 것.
현재 청와대는 신 수석의 사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포함해 현재의 민정라인을 대폭 개편하는 방안이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