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성, 헤엄쳐 넘어와 배수로로 월남…軍, 포착하고도 몰라

합참 "잠수복과 오리발 착용하고 통일전망대 근처 배수로 통과"
"배수로 차단시설 미흡…감시장비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 없어"
지난해 7월 이른바 '탈북민 월북 사건'과 비슷

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16일 오전 강원도 고성 해안가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일대에서 검거된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온 뒤 통일전망대 근처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오전 4시 20분 군이 처음으로 CCTV를 통해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전, 다른 감시장비에도 이미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17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어제(16일) 신병을 확보한 인원(귀순 추정)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다를 통해 GOP 남쪽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이 남성은 4시 20분쯤 도로를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 민통선 검문소의 CCTV에 식별됐다. 이어 군 병력이 투입됐고 7시 20분쯤 붙잡혔다.

동해안 접경지역. 연합뉴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전비태세검열실이 부대의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배수로에서 사람이 나가거나 들어오는 것을 막는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인천 강화군 월곳리 철책 아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배수로를 통한 이른바 '탈북민 월북 사건'과 비슷한 셈이다.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안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