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과거 '맷값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마이트앤메인 대표)의 인준을 최종 거부했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최철원 대표의 협회장 인준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 규정 제26조를 근거로 삼았다. 체육회와 관련 단체로부터 징계를 받지는 않았어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실 자체가 임원의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최철원 대표는 작년 12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으면 공식 취임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신중했다.
최철원 대표가 과거 이른바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화물차량 기사를 때린 뒤 '맷값'으로 2천만원을 건넸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인 공분을 샀고 결국 그는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맷값 폭행'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로 활용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일 이사회에서 협회장 인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했다.
최철원 당선인의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을 근거로 인준을 거부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의 이번 결정은 최근 여자프로배구에서 불거진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스포츠 인권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지시하면서 체육계 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여러 분야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공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의견을 참고한 후 결정하려고 했지만 최근 운동부 학폭 등 체육계 폭력과 인권 문제가 불거진 점을 감안해 빨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철원 대표는 대한체육회의 인준 거부 결정에 대해 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인준 거부를 받아들이고 사퇴할 경우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