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참모 그룹 "경선 연기와 같은 정치공학에 국민 실망 클 것"
이 지사의 한 핵심 참모는 18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연기에 대해 당으로부터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당 지도부도 '검토된 바 없다'고 신속히 입장을 정리한 만큼 곧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이 이재명 측 입장이라고 보도한 '경선 일정을 흔드는 순간 내전(內戰)'이라는 발언은 너무 나간 이야기이고 우리의 공식 입장도 아니다"라며 "이 지사도 경선 연기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지사는 '경기도정에 매진하며 대선과 관련해서는 담담하게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모도 "경선 연기론이 제기되더라도 '이 지사 입장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런 정치공학적 접근에 대해 당원들과 국민은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선 연기론의 배경이 불분명한 만큼 이를 제기하는 쪽이 오히려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사 참모그룹의 반응을 종합하면, '경선연기론 제기는 국민들이 구태정치로 받아들일 것이다. 다만, 이 지사는 경선 연기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이미 당 지도부가 확실히 선을 그은 만큼 곧 잠잠해질 것으로 본다'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친 이재명계 의원들은 보다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의 최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지율 1위 후보를 견제하고 특정인이나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따져 경선 일정을 연기한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볼지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 연기론은 아무런 명분이 없는 황당한 이야기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민형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를 이간시키며 분열프레임을 조장하고 있다"며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힘 있다고 생각하는 몇몇 인사가 민주당을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 이미 당원의 정당이다"라며 "대선 일정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재수 "좋은 후보 뽑는 과정…계파 이익과는 무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경선 연기론은 일단 당 지도부의 입장 정리로 한 풀 꺾인 분위기이다. 하지만,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당헌 상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규정을 '대선 120일 전' 정도로 늦추자는 주장이다.
'부산 친문' 전재수 의원은 전날 MBN에 출연해 "경선 연기론이 당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계파의 이익을 떠나 더 좋은 후보를 뽑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정치나 경선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면서 "경선 일정 시간표를 좀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선 연기론을 두고 일각에서는 당 내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1강체제'를 구축한 이 지사를 따라잡기 위한 시간 벌기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