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후보는 토론 도중 박성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가 하면, 박형준 후보와 이언주 후보는 특정인에 대한 인식 공격성 발언을 놓고 언성을 높였다.
토론은 이렇다 할 원칙을 배제하고 각 후보의 비전 발표에 이어 후보간 상호토론, 마무리 발언의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 직후 실시된 토론평가단의 ARS를 통한 투표 결과는 박민식 후보와 박형준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박성훈 vs 박민식 '공약 놓고 불꽃 공방' …토론 도중 단일화 제안도
먼저 무대에 오른 박성훈, 박민식 후보는 서로 간의 일자리 공약을 놓고 날선 공방을 시작했다.
박성훈 후보는 "기장과 영도에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을 유치해 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박민식 후보의 일자리 정책은 선언적인 것에 그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에 박민식 후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답해달라"고 되받아쳤다.
그러면서 "본인이 경제부시장 시절 얻은 정보는 공적인 정보인데, 나와서 활용하면 도덕적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반격했다.
박성훈 후보는 "도덕적 해이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박민식 후보는 기업 유치를 위해 뛰어본 적 있나?"고 맞불을 놨다.
박성훈 후보의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 성과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박성훈 후보는 "오거돈 전 시장 사퇴 이후 8개월간 부산 경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며 "사상 최대 국비 확보, 센텀 2지구 그린벨트 해제, 서부산의료원 예타 면제, 북항재개발 2단계 주도 등의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여기에 박민식 후보는 "박성훈 후보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부산 경제가 엉망이라고 말한다"며 "그런 시민들의 분노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했다.
박민식 후보는 민주당 당 수석 전문위원을 지낸 박성훈 후보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박성훈 후보는 "공직생활의 연장선"이라며 "그런 프레임이야말로 국민을 위해 일한 공직자를 가두는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박민식 후보는 총선 낙선 이후 부산을 위해 뭐 했나?"고 반격했다.
박민식 후보는 "코로나19와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지치고 신음하는 시민과 함께 있었다"며 "단한번이라도 시민과 호흡한적이 있나"고 맞받아쳤다.
공방을 이어가던 두 후보는 토론 도중 단일화 제안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박민식 후보는 "젊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단일화 어떻게 생각하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박성훈 후보는 "단일화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명분 없는 단일화, 인위적이고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박민식 후보는 "부산을 바꾸기 위해서는 박 후보님 같은 분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결단을 부탁한다"고 거듭 제안했다.
박성훈 후보는 "국민의 힘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명분이 있다고 하면, 그것이 당원과 시민들의 뜻이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인위적인 단일화는 생각해본적 없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민들은 코로나19와 문재인정권의 폭정으로 힘들어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비 맞았던 후보, 단 한번도 부산을 떠나지 않고 당을 배신하지 않은 의리의 부산 사나이를 믿어달라"고 했다.
박성훈 후보는 "새로운 인물, 새로운 바람이 부산 경제를 바꾸고 정권교체로 이어진다"며 "말로만 하는 정치 공약이 아니라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에게 맡겨달라"고 말했다.
당원과 일반시민 1천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은 토론 마감 직후 실시된 ARS 투표를 통해 박민식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언주 "MB정권 실세가 심판?" vs 박형준 "탄핵 앞장…부산 왜 왔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1, 2위를 달리고 있는 박형준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맞수 토론은 토론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상호 토론이 시작하자 이언주 후보가 준비라도 한 듯 칼을 빼 들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는 MB정권 때 청와대에 오래 있었다"며 "가덕신공항 무산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잘못된 정책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시 동남권공항은 1대 4의 싸움이었고, 점수도 가덕도보다 밀양이 높았다"며 "실제 밀양 공항으로 갈뻔한 것을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박 후보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의 진위 여부를 놓고 한동안 공방을 이어갔다.
이어 박 후보가 이 후보의 일자리 공약을 도마 위에 올리고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을 보면 해외 취업 사관학교를 만들어 청년들을 떠나보내겠다고 한다"며 "청년들을 머물게 해도 부족한데, 떠나보내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 후보는 "다른 나라에 좋은 일자리가 있다고 하면 보내야 한다"며 "그 부분은 생각이 다르다"고 했다.
박형준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해외 출장 관련해서는 양 후보 간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는 과거 18대 국회의원 때 스크린승마협회 업주들로부터 2천만원을 받아서 라스베이거스에 외유를 다녀왔다"며 "2005년 12월달에 바다이야기가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경품형 게임기의 규제에서 벗어나는 데 역할을 했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곡해를 하고 잘못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화관광위에서 공식 출장을 간 것이고 단체에서 관련 내용을 고발해 6개월간 야당의원으로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가 난 사안"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후보는 상대의 과거 행보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먼저, MB정권 실세였다는 이 후보의 공격에 대해 박 후보는 "친이, 친박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보수통합의 정신"이라며 "과거 보수정권에서 일해다는 것에 대한 비판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맥락이라면 이언주 후보다 민주당에서 2번 국회의원을 했고, 탄핵에 앞장섰다"며 "지난 총선에서 광명도 중요한 곳이었는데, 왜 부산에 왔나?"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후보는 "광명은 민주당을 떠나면서 떠난 것"이라며 "부산에 오게 된 것은 자유한국당에서 권유를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는 쉴 틈 없이 곧장 반격했다. 그는 현재 박 후보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과거 뇌물혐의로 실형을 살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자 박 후보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된다"며 "실명을 거론한 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하게 대응해 사회자가 중재에 나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과거 정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심판을 하겠다고 하면 먹히겠냐?"며 "국민의힘도 세대교체를 해야하고, 변화의 깃발을 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부산에서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몸부림을 치지 않기 때문에 성과를 못 냈다고 생각한다"며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토론 평가단은 박형준 후보를 선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8일과 22일 2차례 더 일대일 맞수 토론을 벌인 뒤 25일 합동토론회를 실시한다.
이어 다음 달 2일부터 이틀간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4일 선거에 나설 죄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