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MB국정원 사찰 문건 보고…재·보선 뇌관 되나

MB시절 18대 의원 전원, 법조인, 언론인 등 불법사찰 의혹
국회 정보위, 국정원에 불법사찰 문건 목록 제출 요청
오늘 정보위서 관련 사안 비공개 보고 예정…공개까진 시일 소요 전망
재·보선 50일 앞두고 변수로 등장…野 '선거 의식한 정치공세' 비판

이명박 전 대통령.
4·7 재·보궐선거 50일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이명박(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의 뇌관이 될지 주목된다.

◇국정원, 사찰 문건 목록 공개하나


국회 정보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 받는다. 정보위는 앞서 MB정부 시절 불법사찰 문건 목록을 취합해 제출하라고 국정원에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전날 "불법사찰은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신영대 대변인은 "국회 정보위를 통해 이명박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에 대한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연합뉴스
국정원도 여당 요구에 최대한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찰 당사자가 문건을 특정해서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국가안보나 기밀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다 드려야한다"고 말했다.

사찰 당사자가 정보공개를 청구하려면 자신이 사찰 대상에 포함됐을 걸로 의심 되는 문건을 특정해서 함께 공개청구해야한다. 민주당이 우선 사찰 문건 목록만이라도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다만, 국정원이 이날 전체회의에서 당장 사찰 자료를 공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료 취합까지 시일이 걸리고, 개인정보 문제도 있어 공개에 따른 책임 소지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보위는 개인정보를 공개한 기관에 책임을 묻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특별법을 발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朴정부 때까지 이어진 사찰?…부산선거 변수 되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이번 불법사찰이 MB시절을 넘어 박근혜정부 때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전선을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정부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 지시로 사찰을 시작했는데, 이게 중단됐다는 기록이 없다"며 "문재인정부 들어서 국내 정보 수집이 중단될 때까지 계속된 걸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에 불거진 사찰 의혹이 서울·부산시장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로 화살이 향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2010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현재 민주당이 불리한 부산시장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국정원 불법사찰 카드를 쟁점화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박 예비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국정원에서 확인한 바조차 없다고 밝힌 사찰 문건"이라며 맞받았다.

이에 이낙연 대표는 "야당의 그런 태도야말로 선거를 의식한 정치 공세가 아니고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며 날을 세우면서 MB정부의 불법사찰 의혹이 어디까지 드러날 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앞서 MB정부 시절인 2009년 당시 국정원이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법조인, 언론인, 시민단체 인사 등 약 1천명에 대한 불법사찰을 단행해 인사 동향 자료를 확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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