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와의 맞대결에 분위기는 격해졌다.
UFC 웰터급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34·나이지리아)과 랭킹 2위 길버트 번즈(35·브라질)는 지난 1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258 메인 이벤트 경기에서 격돌했다.
과거 팀 동료였지만 이날은 적으로 만났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서로를 노려보며 신경전을 펼친 두 선수는 글러브 터치도 없이 곧바로 맞붙었다.
1라운드는 도전자 번즈가 우세했다. 라운드 종료 후 우스만과 번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서로 격려했다.
이어진 라운드는 챔피언 우스만이 압도했다. 앞선 격려와 달리 2라운드 종료 후 두 선수는 다시 차가운 얼굴로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는 우스만이 3라운드 34초 만에 TKO 승을 거뒀다. 꾸준히 잽과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린 우스만은 데미지가 누적된 번즈를 케이지 바닥에 때려눕혔고 파운딩으로 마무리했다.
심판이 경기를 중지하자 우스만은 흥분하며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3차 방어전에 성공한 챔피언의 포효였다. 그는 케이지를 한 바퀴 돌며 자신의 17연승을 만끽했다.
그것도 잠시, 우스만은 곧바로 케이지 바닥에 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번즈를 바라보았다. 승리 후 다가가서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 대신 침묵을 택한 것.
우스만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멋진 승부를 펼친 옛 동료를 향한 자신만의 배려인 듯했다.
이번 대회에 많은 준비를 했던 번즈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번즈의 세컨드도 그를 감싸 안았다. 한차례 눈물을 쏟아낸 후 번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두 선수는 서로 끌어안고 최선을 다한 상대를 격려했다. 우스만과 번즈는 손을 맞잡고 경기전 못한 인사를 나눴다.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멋진 장면이었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좋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우스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