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이종광 부장판사)는 최근 의료과실 피해자 A(60)씨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왼쪽 무릎 관절염을 치료받던 중 의사의 과실로 인해 신경을 다쳐 발목을 들지 못하는 족하수를 앓게 됐고 이에 대해 의사와 병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앞서 1심은 A씨 손을 들어주었는데 손해배상 산정기준이 되는 일실수입(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을 계산할 때 종전 관례대로 매달 22일 일한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러한 판결을 파기하고 매달 18일 근무한다고 가정해 일실수입을 다시 산정했다. 매달 22일 근무한다는 경험칙이 1990년대 후반 등장한 후 근로기준법 개정 등으로 근로조건이 변화했고 이를 반영한 새 경험칙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약 6천만원을 인정됐던 A씨의 일실수입은 항소심에서는 약 5천100만원으로 줄었다.
재판부는 "오늘날 우리 경제는 선진화되고 레저산업이 발달되어 근로자들도 종전처럼 일과 수입에만 매여 있지 않고 생활의 여유를 즐기려는 추세다"며 "정규근로자 뿐만 아니라 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단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근로조건 변화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의 통계자료를 반영하여 2009년~2019년까지 단순노무 종사자 비정규근로자와 건설업 근로자의 가동일수의 평균을 종합 고려하여 월 18일을 도시 일용근로자의 가동일수로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