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번째 단독 채택…김은경 구속, 백운규 수사도 여권 부담

文정부 전직 장관들, 수사받고 구속되고
장관 후보자들, 야당 반대 속 줄줄이 임명
친문 부엉이 대거 발탁했던 1월 개각…3월에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10일 여당 주도로 채택됐다. 황 후보자는 29번째 '야당 패싱' 장관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국회 문체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은 다 적합하다고 하고 야당은 부적합하다고 하니 표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청문보고서 채택의 건 표결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황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거론했지만, 민주당은 표결을 강행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요한 장관, 국무위원 자리에 앉힐 하등의 역량과 전문성을 발견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은 절대 동의하기 어렵다"고 항의하며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채 상임위장을 빠져나갔다.

야당의 동의없이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향후 개각에 대한 정무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신 장관들의 잇따른 송사와 구속은 이같은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협의 관련 전체회의에서 이달곤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퇴장 후 강행처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송사에 휘말린 전직 장관들의 경우 구속은 피한 반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두 전직 장관의 엇갈린 거취에 민주당의 '입맛대로' 논평도 정부와 여당이 느끼고 있는 부담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은 전날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합리적 판결"이라고 환영했지만, 같은날 오후 김 전 장관의 구속에 대해선 "검찰의 선택적 기소와 법원의 판결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법원의 판단은 늘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백 전 장관의 경우 구속은 피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을 들여온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수사는 계속되는 게 문제다. 여당 주도로 임명해 온 만큼 '장관 리스크'가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3월 개각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개각 때처럼 이른바 '친문 친위대 개각'을 반복하긴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엔 같은당 황희 의원을 발탁하면서 '친문 부엉이 내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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