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하남석 교수(서울시립대), 박진빈 교수(경희대)
◇ 김종대> 미국과 중국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제국의 슬픔,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님, 박진빈 경희대 사학과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진빈> 안녕하세요.
◆ 하남석> 안녕하세요.
◇ 김종대> 지난 시간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 비교하는 얘기를 나눴어요. 미국은 주별로 중국은 성별로 바이러스 전파 양상이랑 대응이 다르더라. 워낙 거대하게도 연방의 성격이 크다 보니까 이런 일이 나오는 거겠죠. 박 교수님, 미국의 경우 각 주별로 상당히 많이 상태가 다르다고요.
◆ 박진빈> 트럼프가 처음에 왜 코로나가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 둥 곧 끝날 거라는둥 이러면서 별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아서 특히 민주당 주지사들이 굉장히 연방정부 정책에 반발을 하면서 심각하게 대립각을 세웠었죠. 그래서 그걸 트럼프가 비판을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그런 방역에 대한 것이 과연 누구 책임이냐 티격태격했던 적이 있습니다.
◇ 김종대> 대통령과 주지사 간에.
◆ 박진빈> 그렇죠. 그리고 심지어 공화당 소속인 메릴랜드 주지사 이른바 한국분하고 결혼하셨다고 해서 호서방이라고 불리는 래리 호건 주지사도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했다 하면서 독자적인 정책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일을 사실은 미국은 굉장히 강하게 지방정부 즉 주정부, 주권의 개념이 굉장히 강한 나라기 때문에 이런 일은 사실 빚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고요.
◆ 하남석> 중국은 중앙의 힘이 강력해서.
◆ 박진빈> 그렇죠.
◆ 하남석> 지방의 자율성을 주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대든다 싶으면.
◆ 박진빈> 바로 그냥. 미국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처음에 헌법을 만들 때부터 강력한 어떤 중앙정부는 마치 왕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실상 이제.
◇ 김종대> 건국 당시부터.
◆ 박진빈> 실제 우리가 미국이라고 얘기를 하기는 하지만 사실 의미하는 건 자기가 아는 자기가 경험한 그 지역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 김종대> 박 교수님은 미국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설명 좀 해 주세요.
◆ 박진빈> 과감하게 미국 시민도 아닌 주제에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데 너무 답답해서 너무 둔탁한 공룡이 돼버린 느낌이라서 좀 너무 지역차가 많이 나니까 나라도 크니까 한 세 나라로 쪼개지면 어떠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아마 미국 사람들은 그럴 생각이 없을 거예요. 그런데 세 부분이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사실 나누는 사람에 따라서 여섯 지역이라든지 아홉 지역이라는 둥 그렇게 나누기도 하는데요. 크게는 동부, 북동부가 있을 거고요. 거기가 우리가 아는 뉴욕이라든가 워싱턴DC 수도 있는 지역이고.
가장 오래전에 개발이 되고 정치, 경제 중심인 그런 지역이 있고요. 동부가 아닌 곳이 서부라고 볼 수가 있을 텐데 사실 서부는 어디가 서부인가를 말하기가 좀 어려워요. 왜냐하면 처음에 독립할 때는 바로 그 독립한 지역 서쪽, 바로 오대호 연안지역이 다 서부였고 거기가 다 개척되고 나서는 미시시피강까지가 서부가 되고 거기까지가 다 백인이 정복하고 나서는 로키산맥이 되고 그다음에 태평양까지 가니까 시대에 따라서 서부가 계속 서쪽으로.
◇ 김종대> 서쪽으로 계속 확장돼 온 역사다 보니까 그 심리적 경계가 계속 확장돼 서쪽으로 이동해 온 과정이죠.
◆ 박진빈> 그래서 지금은 중서부와 서부를 나누는 경향이 있어요. 그 가운데에 있는 초원지역 이런 것은 중서부라고 하고 로키산맥 너머에 있는 지역을 진짜 서부 이렇게 부르기도 하고요. 여기가 어떻게 보면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하는 것의 어떤 종착지라고 볼 수 있고 캘리포니아가 있기 때문에 꿈의 땅. 이렇게. 그런가 하면 남부가 또 있는데 남부는 왠지 한국 입장에서 보면 중요하지 않은 지역처럼 느껴지고 농촌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알고 보면 영국 최초의 식민지는 남부에 있거든요, 버지니아에.
◇ 김종대> 그렇습니까?
◆ 박진빈> 그러니까 플랜테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개척, 자본주의적인 농업 농장체제가 옮겨간 곳이고요. 독립혁명 때만 해도 중심지, 경제가 제일 활발하고 부유하니까 중심지였는데. 남북전쟁 겪으면서 노예제를 고수한 낙후한 지역으로 분류가 되는 거죠. 이렇게 한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는 있을 것 같아요.
◇ 김종대> 세 지역의 흥망성쇄가 미국의 역사를 구성해 왔다. 이렇게 보여지네요.
◆ 박진빈> 맞습니다.
◇ 김종대> 그럼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 러스트벨트 심각한 공장지대 여기는 어디에 해당될까요?
◆ 박진빈> 굳이 따지면 동부에 속하는 곳인데요, 북동부에 말씀드린 오대호 연안 지역. 동부 최초의 식민지들이 개척한 지역에서 그래서 산업화를 이룬 지역인데요. 그게 우리 2016년 선거 때 민주당에 패배했던 이유가 그 지역들에서 원래는 민주당을 지지해야 되는 북동부지역인데 러스트벨트라고 해서 탈산업화 시대에 낙후해진 지역들이 가난해지기 때문에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는 거였잖아요. 그래서 위스콘신이라든가 미시건이라든가 펜실베이니아가 2016년에 민주당이 처음으로 잃어버려서 20년에 다시 되찾고자 굉장히 노력을 했던 그런 주가 되는데 광역으로 치면 북동부이긴 하죠. 그런데 벨트는 미국에 또 많아요. 코튼벨트도 있고 바나나벨트도 있고 바이블벨트도 있고.
◆ 하남석> 러스트벨트가 도시로 치면 디트로이티나 클리블랜드 같은.
◆ 박진빈> 그렇죠. 가장 대표적인 러스트벨트 상징 같은 곳이 디트로이트죠.
◇ 김종대> 한때는 미국 중산층에게 어떤 아주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줬던 지역인데 언제 이렇게 된 겁니까? 언제부터?
◆ 박진빈> 탈산업화시대 공장들이 다 빠져나간 다음에 그렇게 된 거죠. 미국이 인건비가 비싸고 그렇기 때문에 공장이 결국은 거기서 버티지 못하고 남부로 가거나 아니면 다른 나라로 떠나버렸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경제가 불황이 되었기 때문에 낙후한 곳이죠.
◆ 하남석> 제가 인디밴드 노래 되게 좋아하는데요. 클리블랜드의 한 밴드가 음악을 부르는데 자기 도시를 굉장히 비하하는. 하루에 태양이 보이는 날도 얼마 안 되고 실패가 만연해. 마지막 후렴구가 그래도 우리는 디트로이트보다는 낫다고 그런 노래가 있었습니다.
◆ 박진빈> 디트로이트는 공항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보이는 풍경이 폐공장 풍경이에요.
◇ 김종대> 무슨 공장이요?
◆ 박진빈> 아무도 없는 폐공장 풍경이라 들어갈 때부터 굉장히 암울한.
◇ 김종대> 내릴 때부터 그럼 느낌이라니까 거기에 사는 분들의 상실감이랄까 어떤 소외감 대단하겠어요.
◆ 박진빈> 그런 게 어마어마했던 거죠.
◇ 김종대> 그게 이번에 정치적인 에너지로 분출이 되고.
◆ 박진빈> 그렇죠.
◇ 김종대> 아까 하 교수님께서 중국의 경우 화북은 경제가 발달하고 중국 동북은 낙후되고 남쪽 해양은 부활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동북지역 여기가 미국의 러스트벨트 같은 그런 지역이던 겁니까?
◆ 하남석> 그렇죠. 그러니까 미국의 러스트벨트, 선벨트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그 개념에 비유해서 쓰기도 하는데 바로 여기가 저희가 잘 아는 동북지역입니다. 동북삼성. 그래서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이렇게 또 조선족들도 많이 살고 계시고 만주라고 불리던 지역인데요. 이 지역이 사실은 만주국, 일본 근대 접어들면서 만주국이 세워졌고 중국을 침투하기 위한 배후기지로 만들다 보니까 굉장히 중공업이 발달한 지역이었거든요. 그다음에 사회주의혁명이 일어나고 중화학 공업지대로 이렇게 많이 북유럽이 많이 몰려 있는 사회적인 심장이었죠.
◇ 김종대> 옛날의 미국의 동북부 같은.
◆ 하남석> 그런데 여기가 개혁 개방이 시작이면서 80년대 들면서 아까 말씀드렸던 남부 연해지역, 광동지역이라든가 혹은 상해를 중심으로 장강 하류, 주강 하류 이런 지역이 굉장히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발달하게 되면서 역으로 여기는 사회주의를 해체해야 되는 곳이다 보니까 이 동북지역은 굉장히 낙후한 곳으로 변해가게 됐습니다.
◇ 김종대> 그러고 보니까 등소평이 남순 강화라고 주로 남쪽으로 많이 가서 개혁 개방을 했네요.
◆ 하남석> 특히 많이 이루어진 게 국유지역 공업지대 정리해고죠.
◇ 김종대> 정리해고.
◆ 하남석> 90년대 말에 왜냐하면 이 사회주의면 종신고용을 약속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 그 기업에 소속이 되면 흔히 땅웨이라고 하는데요. 이 사람이 죽을 때까지 책임을 지는 겁니다. 저희도 예전에 포항제철이나 이런 데 가보면 그 안에 학교, 병원 이런 거 다 있지 않았습니까?
◇ 김종대> 다 있었죠.
◆ 하남석> 은퇴한 노동자들도 거기서 받았던 주택에서 살고 이랬는데. 중국도 이제 예전에 우리로 치면 공기업보다 더한 거죠.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어떤 이런 유산들이 있었는데. 여기가 해체되기 시작하면서 이 사람들을 이 기업들이 시장화되다 보니까 이 사람들이 정리해고당하는 거죠. 그런데 약간 중국 정리해고는 저희랑 조금 다릅니다.
◇ 김종대> 어떻게 됩니까?
◆ 하남석> 그러니까 중국 국유기업 정리해고는 샤강(下崗)이라고 하는 특이한 제도인데요. 저희는 완전히 딱 해고를 해버리면 기업에서 주던 복지혜택도 다 끊기고 나가는데 이거는 일종의 사회주의 시절에 약속했던 당신은 평생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니까 그걸 다 끊지는 않고 이 사람하고 노동관계만 해지합니다.
◇ 김종대> 노동관계만 그러면 주택이라든가 다른 복지혜택 주던 거는 계속 받으면서 노동만 면직이 되는 거죠.
◆ 하남석> 네. 그 당시 90년대 중반에 일종의 면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그 복지 혜택이 엄청 좋았느냐라고 하면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보면 95년, 1995년에서 2000년 사이에 동북지역 특히 여기서 이제 정리해고된 인원이 누계로만 따지면 4800만 명입니다.
◇ 김종대> 웬만한 국가보다는 많네요.
◆ 박진빈> 항상 스케일이 너무 커서.
◆ 하남석> 숫자로는 견적이 안 되죠. 그래서 당시 보면 비교 가능한 자료가 있는 모든 나라에서 가장 불평등이 그러니까 세계에서 가장 평등했던 나라가 물론 가장 평등했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가난한 나라였죠. 빈곤했지만 평등했던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변해가지만 가장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로.
◇ 김종대> 빈부 격차가 심화된.
◆ 하남석> 이렇게 돼 버렸죠.
◇ 김종대> 아니, 사회주의국가에서 불평등이 심화된다. 이거 참 사실은 어울리지가 않잖아요. 여기는 이렇게 미국의 러스트벨트같이 상실의 공간이 됐는데 반면에 남쪽지역 이른바 중국의 선벨트로 나가 있는 동남부나 동부 연해지역에 여기는 부가 폭발적 양상으로 증가하지 않았습니까?
◆ 하남석> 그렇죠. 가장 대표적인 게 중국의 선전시입니다. 신천이라고 저희가 얘기하는 바로 홍콩하고 마주 보고 있는 데죠. 거기가 78년에는 인구 3만의 조그마한 어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도시가 지금 40년, 40년 만에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가 됐고 세계에서 나름대로 제일 잘 사는 지역. 지금 뭐라 그럴까요. 홍콩보다도 GDP가 더 커진 이런 지역이 돼서 예전에는 오히려 홍콩이 굉장히 잘 살고 선전에 있는 노동자들이 홍콩으로 넘어가려고 하던 이런 거였다면 지금은 이제 선전사람들이 홍콩한테 이제 너희들이 선전시 홍콩구 돼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되어 있고 또 여기가 예전에는 주로 많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지역이었죠.
그리고 최근까지도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전자제품들이라든가 섬유제품들이 다 여기서 생산이 많이 됐는데 이제는 그걸 뛰어넘어서 선전시가 중국에서 가장 혁신기업들이 모이는 곳이 됐습니다. 저희가 잘 아는 텐센트, 화웨이. 항상 미중 관계로 문제가 되는. 그다음에 BYD라고 해서 전기차, 선전시는 택시를 다 전기차로 바꾸고 있습니다. DJI라고 드론 회사인데요. 세계시장에서 드론시장률이 70%죠. 그러니까 이런 4차산업혁명에 가장 앞서 있는 이런 혁신도시가 되어가는. 선전시는 가보면 도시가 진짜 뭐라고 그럴까요. 젊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중국의 많은 도시들이 고풍스럽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데 이 도시는 가면 약간 미래에 와 있는 듯한 느낌.
◆ 박진빈> 일자리를 찾는 인구 자체가 굉장히 연령이 좀 낮아질 것 같아요.
◆ 하남석> 그래서 주변 지역의 공장 지대의 젊은 노동자들이 농민공들이 주말이 되면 선전시로 놀러 나오는 거죠. 그래서 식당이라 이런 데 가봐도 나이 많은 가족단위 식당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맛집 찾아오고 트랜드나 유행도 굉장히 빠릅니다.
◇ 김종대> 인근의 선전뿐만 아니라 광저우라든가 상해까지도 아주 천지개벽을 할 정도로 미래도시, 스마트도시가 돼 있던데요.
◆ 하남석> 그런 거는 깜짝깜짝 놀라죠. 그러니까 중국의 가난한 농촌지대나 지금 얘기한 힘없는 러스트벨트인 동북지역에서 가서 느끼는 굉장히 약간 낙후한 어떤 힘이 빠져 있는 중국과 남쪽이나 상하이라든가 이런 발전된 도시를 보면 좀 그 안에서 느끼는.
◇ 김종대> 완전히 다르네요.
◆ 하남석> 그런 게 있습니다.
◇ 김종대> 하긴 동북지역 가보면 아직 소달구지가 도로 위로 다니고 이러던 모양을 보다가 남쪽으로 가서 보면 이게 한 나라가 맞느냐 싶을 정도예요. 이렇게 또 한 나라 안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이 그런 점에서 참 놀라운데요. 이런 어떤 중국의 선벨트가 미국의 경우에는 지금 어떤 양상인가. 미국의 남부를 이제 선벨트라고 하는 모양인데요.
◆ 박진빈> 맞아요.
◇ 김종대> 첨단산업의 중심지라고 되어 있죠?
◆ 박진빈> 그렇죠. 지금 중국 상황하고도 굉장히 비슷한 것 같은데요. 미국이 이제 보통 남부 한 15개 주 정도를 선벨트 남부라고 얘기를 하는데 이게 2차 대전 이후에 아주 급격하게 발전을 하거든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동북부의 러스트벨트가 시들어갈 때 사실은 인구도 다 이리로 남하를 하고 특히 정부 수주하는 사업들이 여기에 집중적으로 유치가 되게 돼요. 그래서 2차 대전 이후에 미국이 군사대국이 되면서 군수산업들 관련된 국방, 군수,항공, 정유사업 이런 것들이 다 남부.
◇ 김종대> 대규모 조립 라인이 있는.
◆ 박진빈> 그렇죠. 엄청난 인력이 필요하고 엄청난 돈이 퍼부어지는 그리고 거의 다 연방정부 자금으로 되는 사업들인데요. 이런 것들이 냉전기에 집중적으로 육성이 되는데 그게 가능했던 것이 그때까지 부동산이 너무나 저렴하고 낙후돼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인건비도 싸고 그리고 비교적 노조도 좀 약하고 이런 사정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집중적으로 개발이 되면서 60년대 이후에도 특히 70년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를 하게 되는데요. 중서부나 또는 북동부로부터 남부 그리고 남쪽의 서부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굉장히 강해지고요. 여기에는 은퇴자들이 따뜻한 기후를 찾아가는 그런 것도 있지만 에어컨이 보급이 되기 때문에 기술 발전. 사실은 거기 에어컨이 없으면 생활도 그렇지 않을까요?
◆ 하남석> 그렇죠 습해서.
◇ 김종대> 저는 미국의 남쪽지역 돌아다니다보면 에어컨을 너무나 세게 틀어놔서 우리 한국사람들은 감기 걸리겠더라고요.
◆ 박진빈> 옷을 입어야 됩니다. 미국은 기준이 더위를 타는 사람은 옷을 더 벗을 수 없기 때문에 추위를 타면 옷을 입으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기준을 잡더라고요.
◇ 김종대> 이렇게 같은 국가 내에서도 대이동이 있었습니다. 미국도 남하가 시작됐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남쪽지역에 인구가 증가했다라는 거는 어떤 정치 지형의 변화로 연결이 됐을 것 같고요.
◆ 박진빈> 그게 문제입니다.
◇ 김종대> 선거인단 수에 큰 변화가 있었죠?
◆ 박진빈> 아시다시피 선거인단은 주별 인구수 비례로 정해지는데 이렇게 선벨트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 지역에 선거인단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그게 지금 자료로 좀 드렸었는데 1940년하고 2020년 비교해 보면 전통적으로 40년에 제일 많은 선거인단을 가졌던 뉴욕이 47에서 29로 줄고요. 펜실베이니아가 36석에서 20석으로 줍니다. 이게 한 80년 사이에 그렇게 변하는 것이고요. 일리노이도 29에서 20석으로 줄고. 그런데 그동안에 플로리다는 7자리에서 29자리로 늘거든요.
◇ 김종대> 4배가 넘네요.
◆ 박진빈> 텍사스는 23에서 38. 이렇게 늘어나기 때문에.
◇ 김종대> 역시 많이 늘었고.
◆ 박진빈> 남부로의 인구가 얼마나 밑으로 내려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되는데요. 이게 문제가 되는 건 뭐냐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특정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정치 지향이 좀 보수적일 수밖에 없겠죠.
아무래도 미국의 전략적인 군사 정책이라든가 외교 정책 이런 걸 지지하지 않기가 좀 힘든. 자기가 직접 관련돼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남부에 늘어나면서 이 남부가 이만큼의 표를 가져가는 데에 응집력이 보수주의 쪽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을 갖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상 1960년대 말부터 선거에서 이 남부 표를 가져오지 못하면 대통령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 돼버려요.
◇ 김종대> 그렇군요.
◆ 박진빈> 그래서 민주당이 그나마 승리를 했던 클린턴이라든가 카터 같은 사람, 클린턴 같은 사람, 이런 사람들은 남부인이고요. 그리고 오바마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바이든도 이번에 남부가 이탈을 하나 했잖아요. 조지아 같은 주에서 바이든을 선택해 주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남부가 완전 솔리드하게 공화당을 지지해버리면 약간 270석을 가져오기가 어려운 상황이 돼버린다는 거죠.
◇ 김종대> 결국 남부가 최고의 결승전 무대같이 돼버렸어요.
◆ 박진빈> 그렇게 되어버린 상황이에요, 지금.
◇ 김종대> 중국의 경우로 다시 넘어가보면 선거는 없잖아요. 선거가 있기는 있죠, 지방선거에.
◆ 하남석> 아주 기초단위에서 인민대표만 뽑는.
◇ 김종대> 그런 선거가 있기는 있는데. 이런 어떤 전국적인 선거가 없다 보니까. 이런 지역 격차, 불평등이 어떤 정치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다른 사회 문제로 구체화될 것 같아요.
◆ 하남석> 그렇죠. 그 지역이 예를 들어서 불평등이 너무 심화되거나 자기 지역이 차별받는다고 여겨지면 그것도 중국을 이렇게 거대한 제국을 통합해야 되는 공산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좀 불리한 그렇게 되는 건데요.
◇ 김종대> 제국의 통합성 유지에 불리하다.
◆ 하남석> 항상 1통을, 통일 그걸 계속 유지해야 중국의 또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난 한 20~30년간 세계화 이런 거를 저희가 한번 살펴보자면 아까 미국으로 치면 이제 러스트벨트, 선벨트 얘기할 때 어떻게 보면 서부의 실리콘벨리에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내고 동부의 월스트리트에서 금융을 내는 거죠. 이게 이제 태평양을 건너서 한번 보시면 중국의 동부, 연해지역이 세계의 공장이지 않습니까?
중국의 서부는 막대한 노동력의 저수지죠. 농민공들을 데려다가 공장에서 거기서 해외에 예를 들어서 애플, 아이폰 같은 경우에 아이패드 이런 것들도 다 광저우, 선전 이런 동관에서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이게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이 두 나라가 이렇게 하나의 선을 그리고 있는 거죠, 지정학적으로. 그런데 이제 여기서 소외된 지역이 딱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어디냐 하면 미국의 러스트벨트죠.
◇ 김종대> 여기는 어디 갖다 붙일 때가 없어, 국제협력에서.
◆ 하남석> 그 지역을 철저하게 공략해서 당선된 사람이 어떻게 보면 트럼프이고 그 트럼프가 계속해서 이번 선거 아니고 그 전 선거에서 캠페인에서 했던 말이 중국,차이나, 차이나, 차이나 이랬거든요. 중국에서 우리 일자리를 뺏어간다 이런 거였는데 그런데 여기에 균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균열이냐면 예를 들어서 이제 중국 같은 경우에도 점점점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 실리콘벨리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들의 힘으로 커보겠다.
이제 이런 것들로 나타난 게 중국제조2020 그걸 또 기술적으로 앞서가려고 하니까 그거를 이제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흐름이 있고 그런 것들이 사실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들의 현상 중에 하나가 또 트럼프 현상이 아니겠는가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이런 구도가 좀 지금은. 그동안 차이메리카에서 둘 다 서로 윈윈이다. 이런 거였는데 이거는 균열이 나기 시작할 수밖에 없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됩니다.
◇ 김종대> 그래서 미중 카르텔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기득권들은 꽉 뭉쳐 있다. 그런데 요즘 나온 얘기는 카르텔은 깨진다. 언젠가는 균열되게 돼 있다.
◆ 박진빈> 새로운 형태의 냉전이 시작됐다고 이미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는 거죠.
◆ 하남석> 신냉전으로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런데 아직까지는 미중이 서로 얽혀 있고 상호 의존돼 있기 때문에 신냉전이냐 이 부분이 조금 애매한데요. 최근에 바이든 대통령도 여전히 중국과 맞서겠다고 그러면서 바이 어메리카 이런 어떤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진빈> 적대적 대결 구도를 트럼프처럼 만들 것 같지는 않아요. 트럼프는 그거를 좀 정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측면이 많았던 것이고.
◇ 김종대> 오히려 더 과장해서.
◆ 박진빈> 그렇죠. 그리고 러스트벨트에 분노한 노동자들 분노를 그런 식으로 풀어버리려고 한 거죠. 사실은 제대로 된 대책은 될 수 없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미국 안에서 바이든이 지금 하려고 하는 신소재라든가 바이오라든가 이런 것만 종사하는 거는 아니잖아요, 국민들이. 그리고 환경에 관해서도 다시 환경협약에 들어오겠다고 얘기하는데 그것도 달가워하지 않을 세력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 박진빈> 그러니까 미국 안에서 이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그런 사안들이 있는데 그런 것이 또 대중 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가닥을 잡기는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앞으로의 국내적인 지역 격차가 점점 커질 때 국제관계나 또 우리나라에 우려되는 점 어떤 점들을 짚어야 될까요?
◆ 하남석> 지역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것도 있습니다만 이게 결국에는 중국 입장에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회주의, 자기들의 체제를 여전히 사회주의라고 하거든요. 물론 중국 특색이라는 말이 있어서 계속해서 중국적인 게 강화되기는 합니다만 사회주의 기본적인 원칙 자체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누구에게나 평등한 어떤 이런 관계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거 자체가 격차가 심해진다고 하는 건 자기들의 체제를 부정하게 되는 모순적인 역할을 낳지 않겠습니까?
◇ 김종대> 그러겠죠.
◆ 하남석> 그러면 점점 이거를 희석하기 위해서 중국이 강조하는 건 애국주의나 민족주의. 그러다 보니까 주변 국가들한테도 좀 불편한 것들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되고 하여튼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또 중국 공산당 안에서도 모두가 다 뭐라고 해야 될까요. 사회주의의 어떤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좀 더 공산당이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 박진빈>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소외되어 있는 계층의 분노가 사실은 폭발적인 힘을 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좀 미국 정치인들이 잘 고려를 해야 될 것 같고요. 미국은 자본주의 사회니까 평등을 지향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건국 단계로 돌아 가서 보면 이건 공화국을 분명히 지향을 분명히 했었잖아요. 그런데 공화국의 가치를 너무 이제는 중요하게 생각 안하고 자유만 외치다 보니까 작금의 어떤 이런 빈부 차가 난 것이 난 것이 아닌가 해서요. 미국의 어떤 오리지널한 가치를 다시 상기시켜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좀 해 봅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제국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정치적 불안정이 결국은 어떤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저해하고 이런 또 하나의 어떤 대결의 정치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되는 그런 점들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그점을 잘 일깨워주셨습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님, 박진빈 경희대 사학과 교수님,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하남석> 감사합니다.
◆ 박진빈> 안녕히 계세요.